문화·세계어쩌다가 우리는
3부 쓰레기 섬4. 섬을 떠나 섬으로
경기 안양예술고등학교 3학년 김혜은 기자  |  kimhe0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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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호]
승인 2016.02.13  20: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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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은 문제로 인식되는 것만 문제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학작품을 통해 그 문제가 정말 심각하게 변화해야 할 것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면, 청소년들은 사회적 문제에 쉽게 다가가고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3부는 매번 새로운 것만 추구하는 기업의 사장이 쓰레기 섬으로 만들어진 무인도에 가게 되는 이야기다


나는 나 스스로를 납득시켰다. 어찌 되었든 이 섬을 나가야한다. 원인과 결과가 어떻든 간에 이 섬을 나가 조금 살더아야 했다. 여기서 비참하게 홀로 죽을수 는 없었다.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거야?”

갈매기에게 물었다. 갈매기는 고개를 갸우뚱 거리며 특유의 비웃는 듯한 말투로 대답했다.

“뗏목이라도 만들든가.”
역시 그 방법밖에 없었다. 이 섬에서는 신기루조차 보이지 않았다. 새들도 잘 보이지 않는데 비행기라고 보일 리도 만무했다. 결국 나는 뗏목을 만들기 시작했다.

원래 손기술은 좋으니까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심정이었다. 톱이 없으니 고철들의 날카로운 부분들을 모아 톱처럼 만들고 그것을 이용해 작은 나무들을 베어냈다. 제대로 된 장비가 없으니 힘은 배로 들었다.

“안간힘을 쓰네. 여기도 나름 살기 좋지 않아? 그냥 조용히 여생을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은데.”

“너도 여기 계속 살고 싶어? 나가고 싶지?”

갈매기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나랑 같이 나가자. 내가 데려가 줄게.”

나의 말에 갈매기는 짧은 날개로 휙 숲속으로 날아가 버렸다. 나는 다시 허리를 숙여 뗏목을 만들었고 조금씩 뗏목의 형체가 보이기 시작하자 어린아이처럼 기분이 들뜨기 시작했다.

“조선업을 해볼까?”

이런 농담을 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진작에 이 방법을 사용할 걸 그랬다고 속으로 몇 번이나 생각하며 살고자하는 의지를 좀 더 다졌다. 해와 달이 하늘에 몇 번을 다녀갔을 쯤, 갈매기가 다시 나타났다. 뗏목은 반 이상 완성되었다.

“여전히 안간힘 쓰고 있구나.”

“그럼. 난 여기서 나갈 거야. 이래 보여도 대기업의 회장님이니까. 내가 없으면 회사는 돌아가지 않아.”

“맞아, 네가 없었으면 여기도 없었으니까.”

“너 자꾸만 그런 소릴.......”

“잘 가.”

“응? 아직 뗏목도 완성 못했는데 무슨 말이야?”

“네 말을 듣고 엄청 고민했어. 너를 따라가는 게 맞는지. 그런데 난 여기 남아야 해. 난 유일하게 남은 이 섬 의갈매기니까.”

“무슨 말이야?”

“내가 여기 남아서 보여줘야지. 이 섬을 누가 만들어냈고 누가 죽어갔는지.”

갈매기의 말이 끝나자 쿠궁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하늘은 검게 변하고 세찬 바람이 불어왔다.

“넌 여기서 나갈 수 있어. 이곳엔 가끔씩 태풍이 불어오는데....... 그 태풍에 휩쓸리면 네 살던 섬으로 갈 수 있을 거야.”

“그런 걸 알면서 왜......!”

“여기서 지내보니까 어때?”

평소의 갈매기가 아니었다. 장난스럽지 않고 진지한 모습에 난 대답하지 못했다.

“여기에 있는 것들로 참 많은 것들을 만들었지?

“어.......”

“그래, 그것만 알면 돼. 안녕.”

갈매기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바다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무래도 몸을 피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았다. 바람이 더욱 세차지고 나는 망설이지 않고 뗏목을 붙잡았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나가기는커녕 꼼짝없이 죽겠구나, 싶었다. 결국 나는 바람에 몸을 맡길 수밖에 없었고 파도가 크게 몰아치는 걸 바라보며 기절해버렸다. 그리고 눈을 뜨자 보이는 건 익숙한 소리와 냄새, 질감의 도시 땅이었다. 나는 일상으로 돌아왔고 그간의 일이 꿈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어김없이 이날이 찾아왔다.

“회장님, 다음 신제품 발매일은 언제로.......”

나는 의자를 뒤로 젖히며 말했다.

“조금 더 있다가....... 아직 남은 물건들도 있으니까.”

“하지만 경쟁 회사가 신제품을 먼저 내버리면.......”

“그나저나 내가 부탁한 건 완성 되었나?”

“네....... 그런데 왜 갑자기 회사 로고를 갈매기로 바꾸신 겁니까?”

“멸종되지 말았으면 해서.”

“갈매기가 어떻게 멸종된다고 그러세요.”

언젠가 그 섬이 사라지고 갈매기 한 마리만 이곳으로 날아 와줬으면 좋겠다고, 빅킹의 새로운 로고를 보며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씩 변해가야겠지. 나는 섬에서도 보지 못했던 신기루를 건물 옥상에서 볼 수 있었다. 저 멀리 고층빌딩 너머에서 작은 섬이 하나 보였다. 내가, 리우들이 만들어버린 그 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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