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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북일고등학교 국제과미래를 향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도전
충남 북일고등학교 국제과 3학년 박준범 수습기자  |  jbkr9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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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호]
승인 2016.08.03  13:4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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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일고등학교 전경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IC를 빠져나가면 바로 톨게이트에서부터 수많은 학교이름들로 빼곡한 안내판을 볼 수 있다. 그중 유일한 고등학교인 북일고등학교의 방향을 알리는 화살표가 보인다. 그 화살표를 따라가면 보통 상상해 왔던 ‘천안삼거리 능수야 버들’의 흔적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번화한 천안의 초입에 북일고등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학교 정문으로 들어와 경사가 부드러운 언덕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무수히 많은 관목들이 눈에 띈다. 바로 벚나무다. 덕분에 봄이면 열리는 북일고의 페스티벌에는 재학생보다도 벚꽃을 즐기러 온 외부사람들이 더 많다. 북일고 하면 흔히들 떠올리는 것이 이 벚꽃과 야구이지만, 지면에서는 북일고 내에 School in school의 개념으로 설립된 ‘국제과’에 그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남자고등학교인 북일고등학교 내에서의 국제과
북일고 국제과라고 하면 “어, 야구로 유명한 학교!”라는 반응이 먼저 나오고, “북일고에 국제과가 있었어?”라는 말이 종종 뒤따른다. 게다가 국제과에 여학생이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기라도 하면 “북일고에 여학생이 있다고? 남학교 아니었어?”하며 다들 놀란다. 하긴 이제 겨우 4기까지 졸업을 했을 뿐이고, 신입생들이 7기라는 걸 감안한다면 이런 반응이 무리도 아니다.

국제과는 각 학년별 인원이 30명 이내로 학년별로 단 한 개 학급씩을 차지할 뿐이다. 학년별로 12개 학급을 갖춘 북일고 내에서 국제과는 각 학년의 열두 번째 반인 제12반을 구성한다. 그리고 전통적 남고인 북일고의 각 학년 12반에 여학생들이 있는 것이다. 심지어 12반의 구성원을 들여다보면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수가 훨씬 더 많다.

   
▲ 체육대회를 마치고

여학생들은 끼어있으니 북일고에서는 열외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매년 열리는 체육대회에서 온전히 남학생들로만 이루어진 11개 반과 대결하여 명승부를 펼친다. 2014년 체육대회에서는 국제과 남녀혼성팀이 씨름, 축구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며 전체우승컵을 거머쥐었다. 2015년에는 씨름과 배구에서 우승을 했지만, 줄다리기 종목에서 타고난 몸무게의 차이에서 오는 열세를 뒤집지 못하고 아쉽게도 종합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여학생이 샅바를 두르고 씨름판에 서서 거머쥔 남녀혼성팀 국제과의 우승은 북일고의 전설로 길이 남을 것이다.

1, 2, 3학년 12반들은 교정 중앙에 있는 본관이 아닌, 좀 더 위쪽의 자그마한 유치원 분위기의 ‘써밋홀’에서 따로 공부한다. 위치가 높기도 하지만 세계무대에서 정상이 되라는 의미로 ‘Summit Hall’이라는 다소 부담스러운 이름이 붙여지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Summit Hall에서 공부하는 국제과는 무엇이 다르며 무슨 목적으로 만들었을까.


독특한 국제과의 교육 시스템
- 무학년 무계열제

   
▲ 국제과 선생님과 함께

북일고 국제과는 무학년 무계열제로 학제를 운영한다. 학년에 따른 필수 수강 과목 외에는 학생 개개인의 선호도나 희망진로, 그리고 교과능력에 따라 수업을 선택하여 수강한다. 교과 선택이 매우 중요하므로 매년 11월에는 다음 학년 교과 선택을 위하여 각 교과 선생님들, 그리고 카운슬러 선생님과 상담을 한 후에 다음 학년에 들을 교과목을 결정을 한다.

신입생이 선발 되면, 먼저 과학 Placement Test를 실시하여 일반과학, 또는 AP Physics나 AP Chemistry, 그리고 AP Biology를 수강할 수 있는 학생들을 가려낸다. 이에 따라 1학년 때는 과학과목, 그리고 중국어와 스페인어로 나눠지는 외국어 과목을 제외하고는 모두 같은 과목을 수강한다.
2학년부터는 이과 성향인 학생들은 과학이나 수학을 몇 과목씩 더블로 수강하기도 하고, 문과 성향인 학생들은 영어나 사회과목들을 집중적으로 수강한다. 문과나 이과의 계열을 구분하지는 않으나 자신이 원하는 과목들을 수강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적성을 찾아나갈 수 있게 된다. 물론, 졸업할 때까지 주요 과목별로 반드시 받아 두어야하는 수강시수가 있으므로 이 점을 놓치지 말고 잘 맞추어야 한다. 영어, 수학, 과학, 사회는 각 3과목씩, 외국어는 2과목씩을 최소한 수강을 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각 학년별로 반은 정해져있으나 아침 조회만 함께 모여 하고 나서, 모두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강의실을 찾아가서 수업을 받는다. 교복을 입고 있긴 하지만 수업을 들으러 교실을 이동하는 모습은 대학생들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학년별 필수 수강과목 외에는 각 교실에는 1, 2, 3학년의 구분 없이 모든 학년이 섞여있기도 하다.


- 수업 방식

   
▲ 국제과 수업모습

한 반에 30명씩 3개 학급이면 몇 명의 교사가 있어야 할까. 국제과에서 수업을 담당하는 교사와 학생의 비율은 1:6으로 1명의 교사가 6명의 학생들을 관리하는 셈이다. 각 수업 당 평균 학생 수는 9명이다. 국제과에서는 미국 College Board에서 인정한 20여 개의 AP교과가 운영되고 있으며, 새로운 수업을 듣기를 원하는 학생들이 5명이상 모이면 수업을 신청, 개설해 들을 수 있다. 거의 대부분의 수업은 원탁에 앉아하는 토론 방식이며, 국어, 국사, 예체능을 제외한 수업은 원어민교사에 의해 모두 영어를 주 언어로하여 진행이 된다. 평가방식도 수업내용만큼이나 일반학교와 다른 점이 많은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외에도 수시로 있는 Quiz, Presentation, Team Project, Essay, Participation 등으로 거의 매일 평가가 이루어지고, 이 모든 결과가 학기말 성적에 빠짐없이 반영이 된다. 이런 평가방식에서 벼락치기공부는 거의 불가능하거나 학기 내내 매순간이 벼락치기다.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기간 동안에는 다른 때보다 과제가 적어져서 오히려 여유가 생긴다는 기이한 말도 들린다. 바꾸어 말하자면 학기 내내 긴장의 끈을 늦출 수가 없는 일촉즉발의 학습 분위기가 지속된다. 오죽하면 학생들 스스로 정한 급훈이 ‘살아서 나가자’인 학급도 있다.

*AP는 Advanced Placement의 약자로 고등학교 때 대학 1학년 과목을 수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5월에 AP Test가 있으며, 대학에 따라서는 5점 만점인 AP과목의 시험에서 4점 또는 5점을 맞은 과목의 수강을 면제하여준다.


국제과의 일상
국제과의 학생들은 반드시 기숙사생활을 하여야 한다. 여학생들은 북일여고 기숙사에서, 남학생들은 신관기숙사에서 생활을 한다. 아침 7시에 기상을 하여 점호를 하고 학교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조회를 한다. 8시 30분부터 50분간 1교시, 9시 25분부터 10시 15분까지 2교시를 마치고 나면 국제과만의 독특한 시간인 Morning Break가 돌아온다.

30분의 모닝브레이크는 부족한 잠을 해갈할 수 있는 단비 같은 시간이 되기도 하고, 마감시간이 임박한 에세이를 쓰는데 요긴하게 쓰이기도 하며, 팀 프로젝트 발표준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일조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제각기 다른 시간표에 따라 친구들과 서로 다른 공강 시간을 갖게 되기도 하는데, 모닝브레이크와 공강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에 따라 컨디션이나 성적이 달라지고 그 학기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

하루 5교시의 수업시간 외에 오후 2시부터 30분간의 Meeting 시간이 있으며, 4시 25분부터 5시 55분까지 Extracurricular Activity(EC)시간을 가진다. 저녁 식사 후에는 부족한 과목을 보충하거나, 시험공부를 하거나, 숙제를 하는 등 학생자율에 맡겨진다.

8시부터 10시까지는 국제과 건물인 써밋홀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고(단, 3학년은 자율에 맡긴다), 기숙사로 돌아와 새벽 1시까지는 노트북을 제출해야 한다. 이것은 규칙으로 정해져 있어서 위반할 경우 벌점을 받는다. 새벽 1시까지는 취침을 해야 다음날 수업에 집중할 수 있으므로 노트북을 제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1시까지도 노트북을 활용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을 경우에는 벌점을 받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숙제를 마친다. 이렇게 때로 새벽 2~3시까지, 혹은 때때로 동이 틀 때까지도 책상 앞에서 버텨야 하는 것이 거의 모든 국제과 학생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다.


국제과만의 재미

   
▲ 파이데이
   
 

시험기간이면 과도한 두뇌활동으로 모두들 ‘당이 떨어지다’ 못해 거의 사경을 헤맬 지경인데, 여기에서 착안해서 당을 보충해 기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Care Package’가 인기 만점이다. 교내에 하나 밖에 없는 매점까지 멀리 발걸음할 필요 없이 치즈볼이나 초콜릿바, 사탕, 감자칩, 초코파이, 머시멜로우, 꿈틀이 젤리, 초코칩 쿠키, 팝콘 등이 골고루 들어있는 이 꾸러미 하나면 시험기간 내내 ‘당당’하게 버텨낼 수 있다. Care Package는 Activity Committee가 기획하고 만드는 품목으로, 학생들이 10,000원을 내고 신청을 하면 패키지를 배달해 준다.

학기말 고사가 끝나면 바로 열리는 ‘Cafe Night’도 빼놓을 수 없는 국제과만의 재미중의 하나이다. 시험 끝난 다음 주 월요일 저녁 무렵부터 각 동아리에서는 기금모금을 위해 음료와 다과 등을 판매하고 기타나 드럼 등의 악기를 연주한다. 노래 좀 하는 친구들은 무대에 올라 친구들의 신청곡이나 자신의 애창곡을 열창한다. 대학에 진학한 선배들이 찾아와 그간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기도 하고, 그러다보면 한 학기의 긴장과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진다. 학창시절의 편안하고 아름다운 한때가 추억으로 남는 순간이다.

만우절이면 Assembly시간에 특별히 몇몇 학생들이 앞으로 나가 진짜 농담과 진담 섞인 농담을 던지며 학생들과 선생님들을 웃기기도 하고 당황시키기도 하는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 또한 국제과 생활의 백미이다.

또 하나 손꼽을 만하게 재미있는 날은 3.14, Pi Day이다. 매년 3월 14일이면 모든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한데 모여 주기율표를 누가 더 길게 외울 수 있을까를 겨루기도 하고, 겨자나 식초, 간장, 고추장을 넣은 초코파이를 멀쩡한 초코파이들에 끼워 넣어 돌리다가 누군가 울며 겨자를 먹게 만들기도 한다. 또, 학생 이름과 선생님 이름을 쪽지에 적은 후 제비뽑기를 하여 누군가 뽑히면 그 사람은 얼굴에 크림파이가 문질러지는 수모를 당함과 동시에 모두에게 폭소를 선물하기도 한다. 이런 날들이 있기에 국제과의 친구들이 한 학기를, 그리고 한 학년을 견뎌내고 마침내 졸업의 기쁨을 맞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 Thomas Kang 선생님

Director, Thomas Kang 선생님 인터뷰
우리 GLP(Global Leadership Program; 북일고 국제과를 지칭)가 유사한 다른 프로그램들과 비교해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리 프로그램은 국어나 국사 같은 교과목 외에는 100% 영어로 진행이 됩니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미국의 상위 1~2%의 학생들 정도가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을 완전히 영어로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교내에 우리나라 문화와 서양의 문화가 함께 공존하고 있고, 세계화 되고 있는 사회에서, 문턱이 거의 없이 한 분야를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은 모든 학생들에게 커다란 자산이 될 것입니다. 분야를 막론하고 최상급의 교사들을 영입할 수 있어서 교육의 질이 매우 뛰어난 것도 장점입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엄격하게 느껴지고 스트레스가 많을 수 있으나, 라크로스(크로스라는 라켓을 사용해서 하는 하키 비슷한 구기)나 아카펠라 같은 비교과 활동은 생활을 즐겁게 만들어 주며, 스트레스의 분출구를 제공합니다.
전반적으로 이곳은 천국과 지옥이 공존하며, 약간의 재미도 뿌려져있는 훈련소 같은 곳입니다. 놀라운 점은 극단적으로 경쟁적인 환경에서도 학생들이 협력적이라는 것입니다. 학생들은 서로 서로 가르쳐주는데, 다른 유사한 경쟁적 환경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거의 불가능한 것이죠.


GLP에 들어오기를 원하는 학생들은 우리 학교에 지원하기 전에 어떤 점을 미리 고려해야 할까요?
GLP에 지원하기 전에 가장 먼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것은, 성공을 위해서 기꺼이 치열하게 공부를 할 것인가 입니다. ‘나는 정말 그렇게 힘든 공부를 기꺼이 하고, 내 시간을 모두 희생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죠. 북일고 국제과에서의 공부는 마라톤과 같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정말 마치기가 어렵고, 좋은 결과를 내기는 더욱 더 어렵지만, 학생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좋은 결과를 내고자 힘을 짜낸다면 다른 어떤 곳에서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얻을 것입니다. 가장 달콤한 열매는 보통 가장 높은 가지에 있다는 말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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