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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원이와 Carol Morgan School을 거닐다 #5친구들과의 추억 - 5K Fun run & Junior retreat
Carol Morgan School 12학년 구희원  |  sd5064@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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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호]
승인 2016.09.09  15:2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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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제 친구들은 12학년, 고등학생으로서의 마지막이 될 학교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한국과 달리 9월에 1학기를 시작하는 우리는 설레고 들뜬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추억을 쌓은 우리지만 예비졸업생들을 위한 브런치, 우정여행, 졸업여행, 축제 등 더 많은 추억을 함께 할 생각에 벌써부터 두근두근 기대가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저와 함께 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 해보려 합니다.

   
▲ 이제는 익숙한 나의 CMS 친구들

CMS에는 다양한 인종과 국적을 가진 친구들이 모여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공유하며 학교를 다니고 있습니다. 사실 달라도 너무 다른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자라온 환경과 문화가 다른 탓에 사소한 것 하나 하나까지 부딪히기 마련이지요. 지구 반대편에서 이민 온 저 또한 처음에는 때때로 컬처 쇼크를 느끼며 서로 다름에서 오는 상처에 울기도 하고 스트레스도 받으며 지냈습니다. 친구들의 행동과 말에서 묻어나오는 라틴아메리카 특유의 솔직함과 열정에 당황한 적도 많았습니다. 무조건 빨리 빨리 행동하는 한국인과 반대로 무슨 일이 있든 느긋하고 여유롭게 행동하는 도미니카친구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답답하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저도 모르게 당시에는 컬쳐 쇼크였던 그 문화들에 점점 익숙해져가고 있답니다.

 

친구들과 친해지게 해준 5K Fun run
친구들과의 첫 만남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Carol Morgan School로 전학 온 첫날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긴장한 제 모습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사실 7월호에 실린 오케스트라 사진을 찍은 ‘Eva Li’라는 친구와는 전학 몇 달 전 우연히 페이스북으로 알게 되어 연락을 하고 있었지만, 많은 낯선 얼굴들 사이에서 나도 모르게 기가 죽어있었습니다. 하지만 혼자 앉아있던 저의 어깨를 톡톡 두드리며 말을 걸어주던 친구들, 마치 원래 알던 친구들처럼 반갑게 손을 흔들며 인사해 주던 친구들 덕분에 학교 적응을 걱정했던 것보다 쉽게 할 수 있었답니다.

   
▲ 형형색색 컬러파우더를 날리며

전학 온 후 아직은 조금 어색한 친구들과 함께했던 ‘5K Fun run’은 서로 보다 더 친해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5K Fun run은 기록을 측정하지 않고 5km를 달리는 대회입니다. 중간 중간에 있는 컬러존에서 컬러파우더를 서로에게 뿌려, 골인 지점에 오면 모두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색으로 물들게 됩니다. 저와 몇몇 친구들은 단순히 5K Fun run에 참여만 한 것이 아니라 주최자였던 CMS 체육선생님을 도와 아침부터 대회준비에 힘썼습니다. 형형색색의 컬러파우더로 페트병을 채우고 흰 티셔츠를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나누어 주었습니다. 만반의 준비를 끝내고 참가자들이 러닝을 시작하기 전 우리는 넘치는 장난기를 참지 못하고 가지고 있던 파란색파우더를 서로에게 던지고 뿌리고 난리도 아니었죠. 파우더가 눈, 코, 입에 들어가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마다 파란색파우더를 내뿜던 서로의 모습을 보며 배꼽잡고 웃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 5K Fun run 완주 후 메달을 걸고

모든 참가자들이 완주한 뒤 우리도 뒤늦게 5km를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덥고 이미 지쳐있었지만 음악을 틀어 다 같이 흥얼거리기도 하고 수다도 떨며 힘든 줄 모르고 달렸습니다. 그리고 함께 으쌰으쌰 힘내서 결국 모두 다 완주할 수 있었습니다. 파란색파우더로 뒤덮여 스머프가 된 얼굴로 완주메달과 함께 사진도 찰칵 찍었답니다.


협동심을 알려준 Junior retreat
11학년이 되고난 뒤에는 Junior retreat(주니어 수련회)에 다녀왔습니다. 도시에서 벗어나 논과 밭밖에 보이지 않는 허허벌판인 수련회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교관들은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를 걷어갔고 대신 텐트와 캠핑장비들을 건네주었습니다. 우리는 울상이 된 채로 트럭에 타 캠핑장을 향해 갔습니다. 그런데 얼마가지 않아 우리를 산골짜기 어딘가에 내려주며 하이킹을 시작한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무거운 짐을 들어주기도 하고,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며 그렇게 캠핑장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한 뒤부터 각자 일을 분담하여 텐트를 치고, 고기와 야채를 굽고, 삽으로 땅을 파 간이화장실을 만들었습니다. 특히 평소 보이스카우트를 통해 캠핑을 자주 가던 친구의 도움이 컸습니다. 10여 개의 텐트를 순식간에 치고 장작으로 불을 때는 등 혼자였다면 절대 할 수 없을 일들을 덕분에 손쉽게 끝낼 수 있었답니다.

밥을 다 먹은 후에는 수건돌리기, 노래를 이어 부르며 춤을 추는 리프-오프, 그 외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게임들도 하고 서로의 장점을 릴레이로 칭찬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부끄럽고 오그라들기도 했지만 이런 시간이 우리의 사이를 더 돈독하고 끈끈하게 만들어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협동심을 기르기 위한 게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새벽 4시에 일어나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눈을 가리고 앞에 서 있는 친구의 어깨를 잡고 의지하며 강을 건넌 것입니다. 앞에 있는 친구를 믿고 의지해야만 넘어지거나 부딪히지 않고 강을 건널 수 있었기 때문에 친구간의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휴대폰이 없었던 탓에 이 행복하고 소중했던 경험을 사진으로 남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지만 우리의 마음속엔 잊을 수 없는 한 편의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10학년 그리고 11학년, 2년 동안 학교생활을 하면서 저와 친구들은 추억을 차곡차곡 쌓았습니다. 그리고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남은 1년 동안 또 차곡차곡 추억을 쌓아갈 것입니다.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일지라도 함께 하는 법, 함께 헤쳐 나가는 법을 배워나갈 것입니다. 비록 쉽지 않겠지만 또 잘 해나가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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