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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 Life] 시골의 중심에서 아름다움을 외치다
전북 지평선고등학교 1학년 고도영 수습기자  |  do01230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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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호]
승인 2017.05.11  19: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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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김제시 성덕면 묘라리. 들어본 적이 있나요? 제가 다니는 지평선고등학교가 이곳에 있습니다. 시내로 가려면 차를 타고 30분 남짓, 마트라도 가려면 걸어서 2시간, 치킨은 몰래 시켜먹기가 불가능한 곳. 저희는 그런 시골에 모여 살고 있습니다. 때문에 학교 안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어렵죠. 그래서 유일하게 혼자 있을 수 있는 곳은 학교 주변의 산책길들입니다. 그중에서도 몇몇 좋아하는 장소들을 꼽아보았습니다.

특별출연: 지평선고등학교 1학년 김가영

 

   

1. 학교 나오는 길
학교를 다니게 되면 가장 좋아하는 길은 하굣길이 되듯이, 저도 학교에서 나오는 길이 가장 즐겁게 느껴집니다. 반대로, 택시를 타고 구불구불한 길을 들어올 때면 괜히 우울해지곤 하죠. 어쨌든, 학교를 딱 나오면 보이는 탁 트인 평야와 구름들이 그림 같고, 해와 달이 동시에 보이기도 합니다. 학교 나오는 길은 유난히 아름답습니다.


 

   

2. 꽃길
지평선에서는 무슨 꽃이 가장 예쁠까요? 목련도 동백꽃도 벚꽃도 아닌, 들꽃입니다. 아무데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이름이지만, 의외로 들꽃밭을 본 기억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하얗게 예쁘게 핀 들꽃밭을 보면 괜히 하나 꺾어 귀에 꽂고 장난을 치기도 하고,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기도 합니다.


 

   

3-1. 생각길
세 번째는 생각길입니다. 쭉 뻗은 길 가장자리의 전봇대들을 따라 이 긴 길을 천천히 걸으면 20분 남짓이 지나갈 만큼 엄청 긴 길입니다. 이름이 생각길인 이유는 머리가 복잡해서 여러 생각을 풀어놓고 싶을 때, 이 길을 걷기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생각하면 딱 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많은 생각이 들 때는 이 길을 찾습니다.


 

   

3-2. 생각길의 누렁이
생각길은 길어서 계속 걷다보면 많은 것을 만날 수 있는데 그중 하나가 누렁이입니다. 흔하디흔한 시골 강아지 이름이지만 고양이를 ‘나비야’라고 부르듯이 저희는 그 강아지를 누렁이라고 부릅니다. 주의사항 한 가지, 누렁이는 바빠서 매일 간다고 만날 수 있는 존재는 아닙니다!


 

   

4. 나무숲길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지금은 아직 4월이라서 황량하지만 여름, 혹은 가을이 되면 몰라보게 아름다워집니다. 이 길에서 보면 마을이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높은 곳에서 탁 트인 풍경을 내려다보는 기분,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5. 전봇대 사거리
마지막은 전봇대 사거리입니다. 말 그대로 전봇대가 있는 사거리지요. 산책을 하다가 쉬어갈 때(바지에 흙이 묻는 걸 신경 쓰지 않는다면!) 앉아서 주변을 둘러보기 좋은 곳입니다. 정말 이 넓은 세상에 나 하나밖에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산책을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그저 걷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앉아서 쉬어보기도 하고, 낙엽밭 위에 누워서 구름이 흘러가는 걸 보기도 하고, 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 가만히 서있기도 하는 그 모든 것이 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고, 나는 왜 태어났을까요? 나는 왜 이럴까요? 산책은 답을 주진 않지만 답을 생각해낼 환경을 만들어줍니다. 느낌이 오면 밖으로 나가세요! 무언가를 훌훌 털어버린 것처럼 마음이 가벼워져 다른 사람이 되어 돌아오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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