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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o Life] 우리가 혼자서 외로움을 연습해야 하는 이유-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를 읽고
인천계수중학교 3학년 박재원 수습기자  |  pjw376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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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호]
승인 2017.05.11  19: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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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엇이든, 혼자서 하는 활동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결혼관의 변화로 인한 비혼·만혼·이혼·별거의 증가, 고령화에 따른 독신 노인 가구의 증가 등 사회적 변화들이 큰 원인으로 작용하여 ‘1인 시대’가 도달한 것입니다.

 

저는 1인 시대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청소년이지만 혼자 하는 활동에 대한 애착은 비교적 크다고 생각합니다. 밖에서 밥을 사 먹을 때 혼자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극장에서 영화를 관람할 때 여섯 번 중 네 번은 혼자 찾아갑니다. 그런 저에게도 아직 혼자 하기에는 망설여지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급식실에서 혼자 밥을 먹는 것입니다. 혼자 먹고 있는 저에 대한 질타와 야유의 시선이 있을까 봐, 친구도 없는 ‘왕따’처럼 보일까 봐 두렵습니다. 심지어 혼자 먹고 있는 친구를 보고 저는 무의식적으로 ‘쟤는 얼마나 친구가 없으면 혼자 먹을까…….’란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란 걸 인지하고 또 다른 머릿속의 내가 이런 생각을 비판하지만, 혼자 무엇을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남아 있는 건 여전합니다.

 

   
▲ 김정운, 21세기북스, 2015

이런 저에게 『가끔은 격하게 외로워야 한다』란 제목은 저 스스로에게 건네는 따뜻한 자기 위로 같았달까요.
‘그래……. 혼자서 하는 것이 편하고 더 좋을 때가 있는데 왜 친구들은 그걸 왕따 같다고 표현하며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볼까? 게다가 요즘은 혼자서 하는 게 대세라고!’
소심한 저의 칭얼거림이 멋있고 맛깔난 책으로 바뀐 듯했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말하는 것은 혼자하는 사람들에 대한 마냥 따뜻한 위로가 아닙니다. 첫 번째 글의 주제부터가 참담합니다. ‘늘어나는 고독사’에 관한 이야기를 저자는 하고 있습니다. 1인 시대가 한 번 떴다가 잠시 지나가는 트렌드가 아니라 수많은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형성된 것이고, 앞으로 생길 수많은 삶의 변화의 요소라는 것을 짚고 넘어갑니다. 책에 의하면 남자는 78세, 여자는 85세가 기대 수명이라고 합니다. 1950년대 평균수명인 남자 51.1세, 여자 53.7세와 비교하면 월등한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의술의 발달은 고령화 시대라는 큰 사회 변화를 우리 앞에 몰고 왔습니다. 그렇게 끝없이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가 ‘고독과 외로움’이란 문제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마냥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1인 시대는 단순히 ‘혼밥’을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 전체의 의미를 결정짓는 삶의 형태에 관한 담론이라는 것입니다.

 

그럼 우리는 봇물 터지듯 들어오는 사회적 변화에 맞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대한민국의 중년 남성을 대표하는 저자는 간단하게 정리합니다.
‘외로움에 익숙해져라! 너 스스로 주체적으로 살아야 한다!’
저자의 이 주장에 동감하며 꿋꿋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당연한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살아가지 못합니다. 하루하루를 취업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보내는 청년층, 쉬는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하루의 스케줄을 공부로 메우고 있는 청소년, 계속되는 경제 침체 속에서 언제 잃을지 모르는 가족과의 삶을 걱정하는 기성세대……. 어떤 형태로든 불안과 절망을 동시에 느끼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고독과 외로움 같은 감정에 익숙해지라는 충고는 ‘아프니까 청춘이다’같은 어설픈 위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겠지요.

 

때문에 모두 관계로 도피합니다. 자신은 그렇지 않다며, 외롭지 않은 것처럼 느끼려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 답을 찾으려고 합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하루 종일 SNS를 들여다보고 있는 이유도 비슷합니다. 사이버 세계에 빠져서 의미 없는 ‘좋아요’를 남발하며 서로 관심을 얻고자 하는 건 그들이 현실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독을 일시적으로 해소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되니까요. 하지만 그럴수록 인간은 더욱 외로워집니다. 관계로 도피하고 합리화할수록 마음은 공허해집니다. 또 그 공허해진 감정을 관계로 만족시키려고 하고,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나'를 잃어가고 타인의 뜻대로 살아가게 됩니다.

 

외로움은 그저 견디는 겁니다. 외로워야 성찰이 가능합니다. 고독에 익숙해져야 타인과의 진정한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외로움에 익숙해야 외롭지 않게 되는 겁니다. 외로움의 역설입니다.
- 프롤로그 中

 

저자 김정운은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 그 지독한 ‘고독’과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했던 이야기를 서른 한 개의 에피소드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동안 외로움에 대해 왜 그렇게 무기력했는지 이해시킵니다. 저자가 자신의 구체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일본으로 떠났던 것처럼, 우리도 1인 시대에 맞춰서 들어오는 거대한 변화에 적응해야 합니다. 외로움과 고독을 느낄수록 그 감정에 익숙해지며 ‘나’와 ‘삶의 의미’에 대해 상념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저도 이제부터 급식실에서 혼밥하는 것을 마냥 부끄럽다고 여기면 안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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