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
혐오, 차별 없는 그날을 위해
경기 성남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김현지 기자  |  solis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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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호]
승인 2017.07.11  19: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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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지: (신문을 소리내어 읽는다) 여성이 스타벅스에 가면 된장녀, 여성이 운전을 하면 김여사, 여성이 한국인이면 김치녀, 여성이 엄마이면 맘충. 대한민국에는 여성을 지칭하는 용어가 참 많다. …… 나라가 여성혐오로 들끓고 있다.
 

엄지: 요즘 여성혐오라는 단어가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것 같아. 이렇게 기사에도 나오고.
 

꼼지: 그러게 말이야. 여성혐오뿐만 아니라 남성혐오라는 단어도 등장했더라.
 

엄지: 마치 편가르기를 하는 것 같아. 학교 친구들도 이런 여성혐오, 남성혐오에 대해 느껴본 적이 있을까?
 

꼼지: 혐오까지는 아니어도 성차별을 느낄 때는 있었을 것 같아. 엄지 넌 어때?
 

엄지: TV를 보다보면 가끔 느낄 때가 있어. 여성을 성적 상품화하거나 외모만을 가지고 웃음거리나 존경의 대상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더라고.
 

꼼지: 외모적인 부분은 남자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남자라면 키가 180㎝가 넘어야 한다니……. 이외에 여성만을 위한 과다한 서비스로 역차별을 느낄 때도 있어.
 

엄지: 얼마 전에 한자 공부를 하다 보니 간사할 ‘간(奸)’, 질투할 ‘투(妬)’ 같은 부정적인 의미의 한자에는 계집 ‘녀(女)자’가 들어가 있더라고. 이런 걸 보면 여성에 대한 비하, 혐오가 옛날부터 이어져 온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어.
 

시야가 밝아진다, 쏟아지는 빛 속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온다.
 

꼼지, 엄지: 누...누구세요?
 

양성평등 수호천사: 안녕? 얘들아. 나는 양성평등 수호천사야. 너희가 고민 중인 것 같아서 찾아와봤어. 너희 둘이 느끼는 성차별에 대해 다른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번 물어보면 어때? 중요한 건 문제를 인식하고 있느냐 아니냐에서 시작하거든.
 

꼼지, 엄지: 그래. 그럼 양성평등에 대해서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한번 알아보자!
 

(지금부터 나오는 인터뷰에 대한 답변은 모두 학교 친구들이 실제로 답변한 내용을 구성한 것입니다. 이름을 밝히길 꺼려하는 친구들이 많아 부득이하게 가명으로 표시했습니다.)
 

엄지: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젠더로서의 남성 혹은 여성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일부러 노력한 경험이 있어?

성덕선: 집안일을 도운 적이 있지만, 그것이 여성으로서의 성역할을 만족시켜야겠다고 생각해서 의도적으로 노력한 일은 아니야.
은봉희: 내 부모님은 나의 학업에 대한 기대가 낮았어. 반면 남동생에게는 굉장히 기대를 가지고 계시지. 그런 부모님의 생각에 반발심이 생겨서인지 여자도 당연히 남자와 같은 사회적 지위에 오를 수 있어야 된다는 의식을 갖게 되었어.
노지욱: 남성으로 태어났기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감이 있고, 여자들과는 조금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강모연: 딱히 여성, 남성의 일을 구분해 생각해 보지는 않았어. 소위 남들이 얘기하는 여성의 역할인 집안일을 한다 해도 그것이 여성의 역할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는 것 같아.
유시진: 남자는 여자 대신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행동한 적이 있어.

 

꼼지: 성차별적인 편견을 받은 적이 있어?

성시원: 집안에서 밥상을 차리면 아빠가 딸에게만 숟가락 젓가락을 놓으라고 하셔.
윤윤제: 명절 때 많이 느껴.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남자니까 힘쓰는 일하고 여자니까 요리해라는 이야기를 들어.
김신: 학교에서 무거운 것을 들어야 하는 심부름은 남학생이, 꼼꼼함을 요구하는 심부름은 여학생이 맡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
지은탁: 딸이라서 엄마가 집에 안 계실 때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거나 딸이니까 굳이 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고, 남자형제는 허락 되는 일이 딸인 나에게는 적용되지 않을 때가 있었어.

 

엄지: 우리나라는 양성이 평등한 국가라고 생각해?

고동만: 이제는 어느 정도 평등한 사회에 살고 있다고 생각해.
최애라: 양성평등이 점점 이루어지는 중인 것 같아.
김우진: 양성평등이라는 개념이 널리 퍼지긴 했지만 아직은 사회에서 실천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
한정연: 겉으로는 평등해 보이지만 남자든 여자는 상황에 따라 차별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양성평등 수호천사: 우리 지금까지 성차별에 대한 반 친구들의 생각을 알아봤어. 여성과 남성은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야. 여성과 남성의 다름을 인정하는 우리가 되자. 여성과 남성을 대립하게 만든 사회구조를 바꿔야지.
 

엄지: 성차별, 여성혐오, 남성혐오를 없애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노력에는 무엇이 있을까?
 

꼼지: 나 자신의 인식부터 바꿔야하지 않을까?
 

양성평등 수호천사: 일단 어떤 것이 차별인지 여성, 남성혐오가 무엇인지 공부하는 게 중요해. 그것이 무엇인지 실체를 알아야 인식도 바뀔 수 있겠지. 내가 하고 있던 사소한 발언,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생각들에 혐오의 의미가 들어간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 사회도 문화도 바뀌게 되지 않을까?
 

수호천사의 머리 위의 링이 빛나며 사라진다.
 

엄지: 헉!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아.
 

꼼지: 어, 그런데 여기. 내 손에 뭔가 있어.
 

꼼지의 손에 종이가 쥐어져있다.
 

꼼지: (소리 내어 읽으며) 참고가 될 거야. 영화 <더 스토닝>, <데저트 플라워>, <써프러제트>, 책 『맨박스』, 『폭력이란 무엇인가』, 『나쁜 페미니스트』,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한다』 시간될 때 한 번씩 보렴. 수호천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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