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소식이달의 동아리
충주예성여자중학교 페미니즘 동아리 ‘외침’
충주예성여자중학교 3학년 이다은 수습기자  |  ide08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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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호]
승인 2017.07.11  19: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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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새 출발을 알린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시절 공약으로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 선언한 바 있다. 페미니즘(feminism)은 여성과 남성의 권리 및 기회의 평등을 핵심으로 하는 여러 형태의 사회적·정치적 운동과 이론들을 아우르는 용어이다.

많은 대중들은 사회가 여성을 평등하게 대우한다고 말한다. 정말 여성혐오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고, 여성들은 차별 당하지 않고 있을까?

동아리 ‘외침’은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동아리이다.

   
▲ 단체사진

동아리 ‘외침’을 소개합니다
올해 새학기가 시작되며 만들어진 따끈따끈 신생 동아리이다. 페미니즘에 관심이 많은 부원들과 지도교사 윤진영 사서선생님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성인권에 대한 포스터 그리기, 사용을 지양하는 여성혐오 단어 목록 만들기 등의 활동을 비롯해 남녀가 함께 살기 좋은 사회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한다.

‘외침’이라는 동아리 이름은 여성을 포함한 다양한 소수자, 약자들의 외침을 듣고, 같이 외쳐주겠다는 의미에서 지었다. 부원들 모두가 감명 깊게 보았던 비정규직 노동 문제를 다룬 영화 <카트>의 OST ‘외침’의 영향도 있다.


 

‘외침’이 만들어지기까지
작년 말부터 페미니즘 동아리를 만들자고 말이 나왔고 새학기 시작과 함께 개설 준비를 마쳤다. 부원 대다수가 3학년으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동아리를 만들기까지 많은 고민이 필요했다. 입시와 졸업을 앞두고 있는 마당에 괜히 일만 벌리는 게 아닐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졸업 전에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이라는 말은 의외로 긍정적인 반응을 불러왔고, 평소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던 친구들이 모여 지금의 동아리 부원들이 되었다. 다들 졸업 전에 ‘한번 해보자’는 심정이었다.
 

   
▲ 단체사진

부원들의 작은 운동
‘외침’이 개설되고 사실 초반엔 할 활동이 없어 헤맸다. 중학생들이 학교에서 진행할 페미니즘 활동이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부원끼리라도 실천할 작은 운동을 떠올리다 학교 이름 예성여자중학교를 ‘예성중학교’로 부르자는 의견이 나왔다.

학교들은 여학교에만 ‘여자’라는 이름을 붙인다. ‘왜 여학생들만 성별을 표시해야 하는 걸까?’, ‘왜 남자학교라는 이름의 학교는 없을까?’, ‘모두가 같은 학생인데 성별이 중요할까?’, ‘성별에 관계없이 학교 이름을 지을 수는 없을까?’, ‘여학생은 평범한 학생이 아니기에 따로 분류해야 하는 걸까?’

이와 같은 많은 질문들이 부원들 사이에서 오간 결과 우리끼리라도 학교 이름을 예성중학교라 부르자고 결정했다. 실제로 몇몇 학교들은 여자학교라는 이름을 사용했다가 성별을 표시하지 않는 이름으로 바꾸었다.

이처럼 예성여자중학교가 예성중학교로 바뀌길, 소수의 작은 노력이 학교 전체에 변화를 가져다주었으면 하는 게 부원들의 바람이다.


 

수, 금 점심은 ‘외침’의 시간!
부원들끼리 약속한 날짜는 매주 수, 금 점심시간이지만 각자 밥 먹는 시간이 달라 모이기 힘들었다. 한 명이 부실 앞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다른 한 명은 급식실에서 밥을 먹고 있는 셈이었다. 이러한 문제가 계속되자 부원들은 수요일, 금요일마다 같이 점심을 먹기로 결정했다. 모두의 시간대가 맞춰지자 문제는 해결되었고, 덕분에 요즘은 그동안 못했던 활동들을 이것저것 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부원들은 포스터 제작에 힘을 쓰고 있다.



전교생에게 외치자
아직 학교에 ‘외침’의 존재는 물론 페미니즘에 대해 모르는 학생들이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부원들은 ‘외침’ 홍보 대작전에 나섰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던 중 포스터 제작을 행하기로 계획이 세워졌다. 4절지 포스터로 페미니즘과 ‘외침’을 같이 알리려는 이른바 두 마리 토끼 잡기 계획이다.

한 학생이 흔히 쓰이는 말들을 외치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그 말들이 여성혐오를 담고 있다는 글을 적는 것으로 큰 틀을 짰다. 포스터가 완성되면 학생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교무실 옆 복도와 도서실에 붙일 예정이다. ‘외침’ 부원의 절반은 만화동아리를 함께 하고 있다. 그런 부원들의 손을 빌려 더욱 완벽한 결과물이 나오도록 노력하겠다.

   
▲ 포스터 기획 회의

앞으로의 계획
방학 때마다 나오는 책 추천 유인물에 페미니즘 도서를 넣자는 계획을 앞으로 가장 먼저 실행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있는 만큼 사서선생님과 빠르게 대화를 진행해 페미니즘 도서를 추천 목록에 넣을 예정이다. 전교생 모두가 보는 유인물이니 처음 보는 사람들도 이해하기 쉬운 책을 부원들과의 회의로 선정할 것이다.

그 후에는 ‘외침’의 SNS 계정을 만들 것이다. 졸업 전까지 많은 시간이 남은 건 아니지만 부원들 모두가 하고픈 일이니 꼭 한 번 해볼 계획이다. SNS 계정에는 주로 부원들과 페미니즘 책을 읽고 토론한 결과나 교내에 부착할 포스터들을 올릴 예정이다.

우리 동아리와 페미니즘을 많이 알릴 수 있는 활동을 더 찾아보고 행하며 1학기를 힘내서 달리겠다. 졸업 후엔 뿔뿔이 다른 지역으로 흩어질 테지만, 남은 몇 달 간이라도 이곳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싶다.


 

‘외침’의 페미니즘 책 추천
“이민경 작가의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을 추천하고 싶어요. 차별적 발언을 하는 사람들에게 제일 효과적으로 반박할 수 있는 말들이 적혀있어요.” -3학년 부원 유은비
 

“저도 같은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그동안 성차별적 발언을 듣고 불편했던 사람들에게 왜 불편함을 느꼈는지 그 이유와 그에 대한 반박 대화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페미니즘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도와준 책입니다.” -3학년 부원 임예솔
 

“조남주 작가가 쓴 『82년생 김지영』을 추천하고 싶어요. 소설 형식의 책이라 부담 없이 읽기 좋아요. 중간 중간 섞여있는 통계 수치는 주인공 김지영만 겪는 일이 아님을 강조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도, 제 친구도, 저희 엄마도 모두가 김지영인 것 같았어요. 이처럼 누구나 겪어보았을 이야기라 보는 내내 많이 울었습니다. 담담한 어조로 주인공이 겪은 일들이 나열되는데 눈물이 뚝뚝 떨어졌어요. 여성들의 공감대를 건드리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3학년 부장 이다은
 

 

 윤진영 지도선생님과의 인터뷰 
 

   
▲ 윤진영 선생님

동아리 지도선생님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으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어떻게 페미니즘 동아리를 만들 수 있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요즘 학생들은 우리 때와 다르게 자신의 의견을 나타낼 수 있는 활동을 자발적으로 할 수 있구나라는 점에서 놀라웠어요. 더불어 걱정도 앞서 들었어요. 페미니즘이라는 예민한 주제에 대해 학생들끼리 연구하고 공부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외침’이 앞으로 했으면 하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페미니즘 책들을 더 읽으면 좋겠어요. 그 후 토론이나 감상문 작성 등 독후 활동도 많이 하면 좋겠습니다.
 

선생님께서도 페미니즘을 배우며 생긴 변화가 있으신가요?
관련 도서들을 읽고 사람들과 의견을 나누면서, 그 전까진 나름 평등한 사회에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사회의 변해야 할 부분들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앞으로 더 배우고 노력할 게 많을 것 같아요.


 

 기자로서, 부장으로서의 자문자답 인터뷰 

   
▲ 부장 이다은

동아리를 만들면서 제일 걱정했던 부분이 무엇인가요?
여학생들만 있는 학교에서 아무래도 남자선생님들의 반응이 걱정되었어요. 안타깝게도 페미니즘을 여성이 더 우월하고, 남성이 싫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아직까진 많으니까요. 사실 페미니즘은 성평등을 주장하는 것인데도 말이죠. 남자선생님들이 ‘외침’ 부원들을 싫어하거나 활동하는 모습을 좋지 않게 볼까봐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 우리 학교에선 그런 시선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다들 좋은 분이심에도 불구하고 괜한 걱정을 한 건가’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랍니다.

페미니즘을 배우며 생긴 변화가 있나요?
주변 환경에 더 예민해진 것 같아요. 다들 웃고 넘어가는 성차별 유머에 함께 웃지 못하고, 남동생과 다른 대우를 받게 될 때마다 따지게 되었어요. 남들이 볼 때는 피곤하게 산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오히려 아무것도 모르던 예전보다 지금이 더 나은 것 같아요. 성별을 떠나 동등한 인간으로 대우 받길 원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니니까요.
 

부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내가 뱉은 “페미니즘 동아리를 만들면 어떨까?” 말 한 마디로 지금까지 같이 와주어서 다들 고마워. 유능하지 못한 부장 때문에 원하는 활동도 생각만큼 못하고 너희가 고생이 많은 것 같아. 너희에게 힘이 되는 동아리가, 부장이 되고 싶어.

벌써 올해의 반이 지나갔는데 힘내서 마지막까지 열심히 활동도 하고 추억도 많이 쌓아보자.


 

‘외침’이 모두에게 하고픈 말
아직도 사람들이 모르는 일상 속 여성 혐오들은 수없이 많다.

‘여성스럽지 않다’, ‘여자애가 그러고도 부끄럽지도 않냐’, ‘네가 옷을 잘못 입어서 성폭력을 당한 것 아니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넌 딸이니까 아들보다 많은 집안일을 하는 게 맞지 않냐’, ‘여자는 너무 똑똑하면 남자들이 싫어한다’

흔히 쓰고 듣는 이 말들이 성차별적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이런 말의 사용을 줄이고, 가치관과 생각에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 한마디의 변화가 특정 단체와 집단에 언젠간 큰 파급력을 줄 것이라 우린 믿는다.

그 전 시간들이 그랬듯이 쉽게 변하는 건 없을 것이다. 그래도 동아리 이름답게 우리는 꾸준히 외치겠다. 모두가 페미니스트가 되어, 페미니스트란 단어가 필요하지 않을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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