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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한 해를 함께한 사람들에게 편지쓰기
채송아 기자  |  crlsdcrls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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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호]
승인 2018.01.04  13: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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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이 되면 한 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하나하나 경험을 떠올리다보면 그 안엔 함께한 사람들이 있다. 이달, 나의 한 해를 풍성하게 해준 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써보자.
편지는 얇은 종이 한 장에 불과하지만 평소 말로 전하지 못했던 진심을 담을 수 있고,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나는 『키다리 아저씨』를 수십 번은 탐독한 애독자로, 편지를 굉장히 사랑하며 매년 소중한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곤 한다.


 

편지의 즐거움
누군가로부터 온 편지를 읽으면 같은 내용이라도 말로 듣는 것보다 기분이 더 좋다. 말은 뱉으면 사라지지만 편지는 두고두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편지를 받을 때의 이러한 감정을 알기에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고 싶을 때 우리는 편지를 쓴다.

편지를 쓰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바로 낭만이다. 진 웹스터의 『키다리 아저씨』는 편지에 대한 낭만적인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고아 주디에게 어느 날 익명의 후견인이 나타나고 후원의 조건으로 주디는 매월 후견인에게 정기적으로 편지를 보내야 하는 과제를 받는다. 주디가 쓰는 편지로 책 내용이 이어지는데, 누군지 알 수 없는 키다리 아저씨가 궁금하기도 하고 주디의 재치 넘치는 글로 전해 듣는 소박한 일상이 재미있다. 동시에 그런 편지를 누군가에게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편지를 쓰는 행위 자체가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조금은 색다른, 낭만이 배가 되는 편지
- 느린 우체통으로 보내는 느린 편지
요즘처럼 뭐든지 빠르기만한 세상에 ‘나는 느리다’는 것을 내세우며 당당하게 서있는 ‘느린 우체통’. 편지는 빨리 배달되어야 한다는 상식을 깬 이 우체통은 ‘느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편지를 배달해 주는 느린 우체통은 그 시간이 한 달에서 1년까지 참 다양하다. 친구, 가족, 혹은 본인에게 편지를 보내면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도 잊었을 무렵 배달된다.

전국 이곳저곳에 있는데, 모두 우정사업본부에서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에서도 추억을 기념할 만한 장소에 설치한 것이다. 2009년 영종대교 기념관에 설치된 것이 최초이고, 현재는 서울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 전북 전주 한옥마을, 경남 창원 주남저수지 전망대 등에 있다. 외국으로 보낼 수 있는 해외용 느린 우체통이 설치된 곳도 있다.

 

- 여행 중 보내는 편지
나는 여행 중에 스스로에게 편지 보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전에 상하이에 갔을 때는 동방명주 탑(상하이를 상징하는 랜드마크. 높이 468m의 방송탑이다)의 국제우편 서비스를 이용했다. 한국 관광객을 위한 한국어 우편서비스 안내를 보며 어설퍼 피식 웃었던 기억이 편지를 받은 한 달 뒤에도 생생하게 기억났다. 재작년 목포의 유달산을 등정한 뒤 썼던 느린 엽서를 받았을 때는 당시 산을 오르고 느꼈던 뿌듯함과 다리의 통증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1년이 지난 후에도 그대로 느껴졌다. 이렇게 여행 중에 보낸 편지에 대한 낭만이 자리 잡은 뒤에는 가는 곳마다 편지를 보내고 있다.

장기여행 중에 지인들에게 쓰는 편지는 좋은 여행 선물이 된다. 여행지에서 현지의 색채를 담은 엽서를 하나 구입하자. 외국의 우표와 도장이 찍힌 이색적인 편지는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가족, 타지에서 나의 안녕을 기원하는 친구들에게 기분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지금! 편지를 보내자

① 리스트를 만들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누구에게 보낼지 정하는 것이다. 지난 1년간 함께 시간을 보낸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혹은 한 해 동안 만나지 못해 아쉬웠던 사람에게 보내는 것도 좋다. 이렇게 한 명 한 명 생각해 보고 리스트를 작성한다.

② 꼭 편지지에 써야 하나?
보낼 사람들의 수에 맞춰 편지지를 준비한다. 이때 평범한 편지도 괜찮지만 예쁜 사진을 담은 엽서도 좋다. 아니면 직접 찍은 사진을 엽서로 활용해도 좋다. 함께 있었던 일, 나눴던 대화, 고마웠던 일과 같이 상대방에 대한 작은 기억들을 되살려보고 편지를 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의무감이 들지 않도록 쓰는 것이다. 그 사람에 대한 진심을 담아야 한다.

 

③ 어떻게 전달하지?
요즘처럼 휴대폰으로 연락하는 시대에 우편으로 배달되어 온 깜짝 편지는 상대에게 색다른 행복감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그러나 주소를 모를 경우, 주소를 물어보는 과정에서 이 깜짝 이벤트 정보가 새어 나갈 수 있다. 학교 친구의 책상 위에 살짝 올려놓는 방법도 좋고, 친구들과 만나서 놀다가 헤어질 때 ‘나중에 읽어봐’하며 손에 꼭 쥐어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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