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
제10회 전 국민 잡지읽기 공모전 수상작 - 최우수상(한국잡지협회장상잡지야, 벽화를 도와줘~
신유미 기자  |  mybo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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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호]
승인 2018.01.04  16: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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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잡지협회는 잡지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내고 전 국민의 독서생활화 및 잡지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매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잡지읽기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5월 8일부터 9월 18일까지 접수를 받았으며, 일반부 부문에서 15명, 청소년 부문에서 16명이 수상했다. 이 중 청소년 부문 수상작을 연재한다.

 

- 서울 둔촌중학교 1학년 오서현

태풍, 질풍, 쓰나미, 재난경보, 똘아이. 이 말들은 요즘 나를 두고 하는 말이다.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나는 이런 별명을 얻었다. 이 별명을 만든 사람은 우리 엄마인데, 내가 중2병에 걸렸다면서 내가 조금이라도 짜증을 부리면 나를 저런 별명으로 부른다. 엄마가 나를 별명으로 부르면 별일 아닌 일에도 화가 더 난다.

 

진짜 내가 중2병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자꾸 화가 나는 일이 많아졌다. 엄마가 동생한테만 더 친절한 것 같고, 나한테는 자꾸 할 말 없으니까 공부하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더 삐치게 되고, 엄마와 아빠, 동생을 째려보는 일이 많아졌다. 속상한 날들이 많아지니 공부나 책읽기도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중학교 1학년 1학기와 여름방학을 짜증과 신경질로 보냈다.

 

방학이 끝나고 학교에 가게 되니, 몸이 더 피곤하고 힘들었다. 재미있는 일들도 없는데, 해야 할 일들만 많아지니 매일 피곤이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담임선생님께서 방과후 수업을 신청하라면서 안내서를 주셨다. 나는 1학기 때 탁구 수업을 들었다. 별로 재미는 없었다. 그래서 다른 수업이 어떤 것이 있는 지 살펴보다가 눈에 쏙 들어오는 방과후 수업을 찾았다. ‘담장 벽화반’이었다. 담에 그림을 그리는 수업이라니, 정말 마음에 들었다. 작은 종이가 아니라 넓은 벽에 그림을 그리는 일은 얼마나 재미있을까. 설레는 마음을 안고 담장 벽화 반에 신청했다.

 

담장 벽화 반은 미술실에서 수업을 한다. 1학년과 2학년, 3학년이 모두 모여 수업을 하는데, 수업이 정말 자유로웠다. 우리들은 후문 벽을 꾸미기 위한 아이디어 회의도 했다. 그래서 후문 벽에 등교하는 아이들과 하교하는 아이들을 그려 넣기로 했다. 선생님은 아이들의 옷차림과 신발, 가방을 디자인하기 위해 자료 조사를 해 오라고 하셨다.

 

집에 돌아와서 컴퓨터에 앉았다. 검색창에 신발, 책가방, 헤어스타일, 교복 등을 입력하고 사진들을 찾아보았다. 수많은 사진들이 검색되었다. 그런데 어떤 스타일의 신발이나, 가방이 유행하는 디자인인지 알 수가 없었다. 늘 엄마가 사주는 옷을 입는 내게 아직 패션은 너무 먼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엄마를 불렀다. 우리는 컴퓨터 앞에 앉아 ‘이거 할까? 아니 저거?’라고 갈팡질팡 했다. 요즘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찾는 일은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그때 엄마가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고 말씀하셨다. 패션 잡지를 보면 우리의 고민이 다 해결된다는 것이다. 엄마와 나는 재빨리 서점으로 향했다.

 

엄마의 생각은 정확했다. 패션 잡지 속에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옷과 신발, 가방들이 다 있었다. 그리고 내가 벽화 속에 그려 넣어야 하는 사람들의 동작이나 얼굴 표정들도 다 있었다. 마치 패션 잡지는 벽화의 교과서 같다. 나는 패션잡지를 처음 사 보았는데, 엄마는 중학생 때부터 잡지를 열심히 사 모았다고 하셨다. 엄마는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잡지를 샀는데, 영화잡지를 읽게 되면서 영화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고 하셨다. 나는 좋아하는 취미생활에 따라 잡지가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지만, 잡지 속에 나온 정보들이 높은 수준의 정보들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내가 구입한 잡지는 패션 전문 잡지다. 패션에 대한 정보들이 가득 실려 있다. 새로 나온 옷부터, 화장품까지 소개하고, 입는 방법이나 사용방법들도 알려 주었다. 그리고 모델의 옷차림만 보여주지 않았다. 실제 거리에서 사람들이 어떤 패션을 즐기고 있는지 사진을 통해서도 알려 주었다. 패션 잡지를 통해 대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의 패션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어떤 모습을 예쁘고 아름답다고 보는 지도 알게 되었다. 담장 벽화를 그리기 위한 소재들을 모으는 숙제는 생각보다 쉽게 끝났다. ‘패·알·못(패션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었던 내가 패션 잡지 덕분에 패션을 이해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얼마 있으면 담장 벽화 반에서 실제로 벽에 그림을 그리게 된다. 학교 후문 담벼락을 내 그림으로 채우게 되는 것이다. 우리 학교 담을 장식할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 할 것이다. 그래서 요즘 학교 수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매일 패션 잡지를 보고 있다. 잡지 속에 사람들의 표정과 동작, 옷차림을 이해하는 일을 매일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다. 잡지는 내게 벽화를 그리기 위한 교과서가 되어 주었다. 나는 벽화를 위해 조금씩 더 노력하고 있다.

 

잡지 덕분에 우리 가족도 행복해졌다. 내가 벽화를 그리기 위해 패션잡지를 보게 되면서 짜증이 줄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패션잡지가 너무 고맙다며 구독해야 되겠다고 말씀하셨다. 동생도 잡지 보면서부터 누나가 착해져서 좋다고 칭찬해 주었다. 가족들의 칭찬인지, 흉인지 모를 이야기를 들으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가족들에게 많이 짜증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짜증이 나더라도 가족들에게 투정부리지 말아야겠다.
 


잡지는 그림을 좋아하는 내게 많은 것을 알려 주었다. 인물의 표정이나 동작, 그리고 빛과 그림자에 대해서도 선명한 사진으로 알려 주었다. 내년에 내가 2학년이 되면 나는 새로 들어오는 담장 벽화 반 후배들에게 패션 잡지를 추천해 주고 싶다. 그래서 나처럼 벽화를 그리기 위한 교과서로 패션 잡지를 활용하라고 알려줄 것이다.

 

잡지는 참 유익하다. 내가 알고 싶은 정보가 있을 때 잡지를 찾아 읽으면 재미있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물론 더 훌륭하고 많은 정보는 책이나 백과사전 또는 인터넷에 있지만, 잡지만큼 쉽고 재미있게 가르쳐 주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잡지는 단순히 ‘정보’만 알려주지 않는다.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있는 정보’를 알려준다. 그래서 잡지에서 알려주는 정보는 쉽게 이해할 수 있고, 빨리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잡지는 참 친절하다. 잡지의 친절을 사람들이 많이 알고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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