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
제10회 전 국민 잡지읽기 공모전 수상작 -초·중등부 우수상아버지의 한(恨)
신유미 기자  |  mybop@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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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호]
승인 2018.01.05  17: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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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국잡지협회는 잡지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이끌어내고 전 국민의 독서생활화 및 잡지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매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잡지읽기 공모전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5월 8일부터 9월 18일까지 접수를 받았으며, 일반부 부문에서 15명, 청소년 부문에서 16명이 수상했다. 이 중 청소년 부문 수상작을 연재한다. 

 

- 강원 원주중학교 1학년 정도한
 

“정답 전두엽”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우리가족은 저녁 식사 후 티비 앞에 앉아 퀴즈프로그램을 보는 게 일상이다. 화면 속에서는 학생들이 서로 지식을 뽐내며 경쟁하지만 화면 밖 우리 집에서도 서로 먼저 답을 맞히려고 학생들만큼은 아니지만 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 그러나 마지막 단계로 갈수록 화면 밖 우리 집 분위기는 처음 시끌벅적했던 분위기와는 달리 점점 티비 속 인물에만 집중한다. 그러다 간혹 가족 중 누군가가 답을 말하면 “우와”하는 감탄사와 함께 시선이 모인다. 그것이 막내인 내가 해당될 경우 감탄사와 함께 칭찬 세례가 쏟아진다. 이번에도 얼마 전 과학 잡지에서 본 내용이 떠올라 잽싸게 입을 열었다.
 

“넌 어찌 그리 상식이 많냐? 고등학생들도 쩔쩔 매는걸.”
가족들의 칭찬에 어깨가 저절로 으쓱거려졌지만, 겉으로는 ‘훗! 뭐 이 정도쯤이야.’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앉아있었다.
 

내 지식의 바탕은 거의 10년이 다 돼가는 잡지 구독에 있다. 퀴즈 통이신 아버지도 해박한 지식을 어려서부터 읽었던 잡지를 통해 대부분 쌓으셨다고 하신다. 그래서 그러셨는지 형이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과학이나 수학, 또는 종합학생잡지 등 심지어 만화잡지까지도 정기구독해 주셨다.
 

형과 나는 처음에는 만화잡지와 부록으로 딸려오는 여러 만들기 재료에만 정신이 팔렸었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침대에서 뒹굴거나 혹은 화장실에 갈 때 한 권씩 손에 잡히는 데로 뽑아들고 읽다보니, 어느새 잡지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정기구독하는 잡지가 오는 날이면 형과 나는 서로 먼저 읽으려 다투는 일까지 생기게 되었다. 이렇게 우리 형제가 잡지에 푹 빠지게 된 데는 아버지 어린 시절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아버지께서 무척 꼼꼼히 잡지를 챙기시는 모습에서 의문이 생겼다. 우리 형제들이 읽는 잡지는 책장 한 면에 언제든지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거리에 꽂혀있다. 그러다보니 언제든지 읽고 싶을 때 읽고 또 생각 없이 꽂아놓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온통 뒤죽박죽이 된다. 그런데도 어느 날 책장을 보면 모든 잡지가 연번대로 잘 정돈되어 꽂혀있을 뿐만 아니라 정기구독 하기 전의 오래된 월호가 빠진 것도 채워져 있는 것이다. 모두가 아버지께서 책장을 지나다니시다가 뒤죽박죽 섞인 잡지를 정돈하시고 빠진 월호를 헌책방에서 구해 채워 놓으시기 때문이다. 또한, 아버지께서는 아무리 오래되어 낡은 잡지라도 버리시는 일이 없고 테이프로 수선해서 책장에 보관하시는 것이다. 그러한 아버지의 행동에 처음에는 집착증이 있으신 것이라 생각을 하였고, 결국 그러한 아버지의 행동이 궁금해서 여쭈어 보게 되었다. 그러자 아버지께서는 한이 맺혀서 그렇다며 어렸을 적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초등학교 시절 만화와 여러 상식이 두루 나오는 월간지가 있었는데 그 잡지를 너무 좋아해서 매달 잡지만 나오면 당시 만화방에 가서 돈을 내고 잡지를 빌려 보았지. 아니면 잡지를 정기구독하는 당시에는 꽤 부유하게 사는 친구 집에 가서 눈치 보며 빌려 읽고는 했단다. 그런데 겨울 방학을 맞이해서 집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어느 날 어머니께서 그토록 내가 좋아하는 잡지를 한권 사가지고 오신거야. 정말 얼마나 뛸 듯이 기뻤는지 그 잡지를 마르고 닳도록 아주 오랜 세월 읽고 또 읽고 했지. 게다가 잡지에 있던 애독자카드를 보내서 2등에 당첨되어 받은 블록세트는 고등학교 진학할 때까지도 가지고 있었으니, 그 잡지에 대한 아빠의 애정이 어떠했는지 알만하지? 그런데 그 잡지를 읽는 모습을 아버지께서 보시고는 어머니께 마구 화를 내시며, 교육상 안 좋다고 말씀하셔서 결국 잡지는 겨울 1월호만 보고 그 후에도 여전히 빌려 보는 처지가 되었지.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집에서 아예 잡지를 못 보게 해서 몰래 읽느라고 잡지를 읽을 때마다 조마조마 했단다. 그 당시에도 ‘과학적 지식을 많이 얻을 수 있고, 만화도 재미있고, 도대체 뭐가 나쁘다고 하실까?’라는 생각에 내가 돈을 벌면 실컷 사서 읽을 것이라고 다짐했지.”
 

그렇게 말씀을 마치시고는 아버지께서 한참을 웃으셨다. 하지만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에도 그래도 이 정도까지 집착하실까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사실 우리 집이 여러 잡지를 정기구독하게 된 되는 우리들의 지식을 넓혀주려고 하신 이유도 있지만 그전에 아주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어머니께서 둘째인 나를 출산하시고 나서 몸무게가 상당히 불자 자신감도 떨어지셨고, 도통 외출을 꺼려하셨다고 하신다. 결국 그런 이유때문이지는 몰라도 산후 우울증에 걸리셨고, 집에만 계시는 그런 어머니를 위해 아버지께서는 이런저런 재미와 유익한 정보가 있는 여성잡지들을 정기구독하시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잡지를 읽으시며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건강이나 다이어트에 관한 정보를 얻으시고, 지금의 몸매로 살을 빼는 데 성공 하셨다. 물론, 덕분에 건강과 밝은 성격까지 되찾으신 것은 잡지의 별책부록 같다고나 할까? 우여곡절 그런 일을 겪으며 우리 집은 자연스럽게 여러 잡지를 정기구독하게 되었고, 우리가 학교에 입학할 무렵부터는 아버지께서는 어렸을 때에 그토록 한이 맺히셨다는 잡지를 우리를 위해 정기 구독해 주셔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잡지들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잡지를 읽다보면 많은 것을 얻게 된다. 특히 글쓰기 능력이 많이 향상된다. 일상에서 접하기 어려운 기사들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쌓아 놓은 다양한 지식을 배경으로 재미있게 또는 논리적으로 글을 쓸 수 있게 된다. 또한 다양한 분야를 접하며 장래희망이나 진학을 결정하기도 한다.
 

형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형의 장래희망은 처음엔 파일럿이었다. 그러던 중 과학 잡지 부록으로 받은 로켓을 만들고, 그 원리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로켓에 새로운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우주에 관련된 여러 잡지를 탐독하며 형의 꿈은 하늘이 아닌 더욱 커다란 세계인 우주로 향하게 되었다. 지금 중3인 형은 자신의 꿈을 확고히 이루기 위해 과학고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다. 나 또한 과학적 분야를 꿈꾸진 않았으나 호기심 삼아 뒤적거려본 것이 학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특히, 만화나 삽화로 되어있는 것은 어렵지 않게 쉽게 다가갈 수 있었으며, 이해도 쉽게 할 수 있었다.
 

이렇게 잡지를 통하면 많은‘꺼리’를 찾을 수 있고 다양한 지식과 상식을 접할 수 있다. 때로는 전문적인 지식을 쉽게 이해하고 습득할 기회도 있다. 한마디로 쉽게 얻고 많이 주는 정보통이다.
 

지금도 잡지가 배송되는 매월 20일이 기다려진다. 내 방에 책장 하나를 가득 채운 잡지서적은 아마 내가 성장하여 집을 나가게 될 때까지 계속 채워 나갈 거 같다. 그리고 온전한 모습으로 우리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나의 아이들에게도 전해져 읽히고, 나 또한 나와 아이들을 위하여 계속 책장을 채워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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