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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하여] 아름다운 피날레를 위해
부산 이사벨고등학교 1학년 신제빈 기자  |  shinjebin8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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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호]
승인 2018.04.05  16: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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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 다잉(Well-Dying)’이란 살아온 날을 아름답게 정리하는, 평안한 삶의 마무리를 일컫는 말입니다. 한국죽음학회에서는 더 이상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웰 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 TV 다큐프로그램에서는 ‘맞이하는 죽음’을 위한 웰 다잉 10계명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버킷리스트 작성, 건강 체크, 법적 효력 있는 유언장 자서전 작성, 고독사 예방, 장례 계획, 자성의 시간, 마음의 빚 청산, 자원봉사, 추억 물품 보관, 사전의료의향서 작성입니다. 이 10계명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법, 예를 들어 유서 쓰기, 묘비명 지어보기, 영정 사진 찍기 등을 선택하여 삶의 마무리를 짓을 수 있습니다. 이번 ‘죽음에 대하여’라는 기획특집 주제를 보며 저는 언젠가 떠날 것을 준비하여 저의 유서를 작성해 보기로 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유서


이젠 모든 것이 끝났네요. 내 삶도 죽음도 그렇지만 진한 아쉬움보단 후련함이 남을 것 같습니다. 내 시계가 멈춘 동시에 이제 더 불안함을 느낄 필요도 없고, 힘들고 지치지 않아도 무언가 성과를 내지 않아도 괜찮고, 충분히 쉴 수 있기 때문이죠. 행복했던 기억도 그 시점이 마지막이 되겠지만요. 그래도 거기까지라서 더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을 것 같군요. 고요해지는 세상이 된다할지라도 나는 살았던 날들보다 더한 여유를 즐기고 있겠죠. 그래서 죽음이 무섭지 않습니다. 다만 지은 죗값을 받고 나서부터 온전한 기쁨을 얻을 수 있겠지만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살아있는 자에겐 보이지 않아도 나는 그들을 볼 수 있다고 믿어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마음의 위안을 얻고 또 여유를 즐기면서요. 어디든 가도 그건 거스를 수 없는 운명이니 하늘의 뜻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것 같군요. 그때까진 그대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줄게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아마 저와 함께 해서 좋았던 사람이겠죠. 그래서 고맙기도 미안합니다. 설령 저를 좋아하는 사람이 없어 덩그러니 종이만 남아도 전 제가 좋았던 사람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나를 배려해주셔서 언제나 고맙습니다. 답답했던 부분이 많아 직설적으로 말해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을 텐데 혹시나 상처 받을까봐 조심스럽게 건네주던 그 조언 잊지 않겠습니다. 도움을 요청했을 때도 다 받아주고 그 외에 필요한 도움까지 주심에 고맙습니다. 나에게 먼저 다가와 주고 관계를 맺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래서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끈끈한 인연으로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놀기도 한 그 모든 시간들이 깊은 의미가 되었습니다. 당신에게 받은 것은 셀 수 없이 너무나도 많은데 정작 저는 아무것도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돌이켜 보면 당신은 항상 웃으며 말을 걸어주었고 이것저것 챙겨주었죠. 그에 대한 제대로 된 보답을 전해주지 못했습니다. 항상 부족했던 사람이었기에 미안합니다. 어디 나사가 하나 빠진 듯 전 어리바리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손길을 내밀어 이끌어 주었습니다. 아직도 수많은 고마움과 미안함이 남았지만 그래도 그 작은 것 하나도 모두 그 속에 담겨 있습니다. 모든 것들이 고맙기도 미안합니다.

 이 유서가 저의 마지막 글이기에 하고 싶은 말들을 전하고자 합니다. 모든 것이 당연하지만 당연하게만은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현재 친구들, 부모님, 지인들, 선생님들 등 모두 한 조합으로 만나 함께 보내고 있는 그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은 확률이 높습니다.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과 지금도 한 조합을 이루고 있다 해도 똑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약 원하지 않았던 사람들과 조합을 이루어도 그런 사람도 있음을 인정해주세요. 매년이 바뀌고 시간의 흐름에 바뀌겠지만 그때 그 시절에 그 사람들과 함께 조합을 이루었기에 더 행복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당연하게만 여기지 말아주시고 더 좋은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의 유서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다시 웃으며 꼭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죽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셨으면 좋겠습니다. 어두컴컴하고 쓸쓸한 죽음을 당하는 것보단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인사하고, 편안하게 모든 것을 내려놓은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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