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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자작소설 <평범했던 공유, 그리고>
서울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 원진이 기자  |  wjin241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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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호]
승인 2018.05.03  15: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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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인 나는 유난히 다른 친구들에 비해 남의 일상생활을 아는 것을 좋아했다. 사람들이 SNS를 하는 이유도 결국 자신의 기분과 생각하는 것들, 여행을 다녀왔다면 거기에서 무엇을 했고 뭘 먹었는지 등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겠는가. 하지만 지금과 같은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 단순히 공유 몇 번으로 일이 심각해질 줄은.


사건은 이러했다. 평소 나는 공부를 하다가도 잠시 피곤이 쌓이거나 공부를 하기가 힘들어지면 SNS를 통해 친구들의 일상생활을 들여다보곤 한다. 오늘도 역시 그러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SNS에서 우리반 A가 올해 본 모의고사에서 전 과목 1등급을 받았다는 글을 보게 되었다.


“이번 모의고사는 굉장히 어려웠는데……. 얘가 무슨 일이지?”


평소에 최상위권이라고 하기 힘들었던 A였기에 나는 그 누구보다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A가 나보다 공부를 잘하지 못할 거라는 어이없는 착각 때문에 아무 생각 없이 이 게시글을 다른 커뮤니티 등으로 공유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을 것이다.


A가 모의고사를 잘봤다는 게시글은 순식간에 여러 친구들을 통해 빠르게 공유되었다. 그렇게 하루 종일 A에 대한 이야기로 SNS가 들끓었고 다음 날이 되었다. 나는 당장 A에게 달려가 큰 소리로 말했다.


“어제 공유된 글 사실이지?”


A는 내 질문을 듣고 잠깐 바싹 마른 입술에 침을 바르더니 이내 조용한 목소리로 맞다고 대답했다. 그 순간 순식간에 아이들이 몰려들었다. 아이들은 이번 모의고사가 엄청 어려웠는데 어떻게 잘볼 수 있었냐며 평소에 반에서 1등 하는 애가 아니어서 몰랐다는 등 상처가 될 수 있을 말이라면 상처가 될 만한 말들을 A에게 내뱉었다. 아마 그 순간에는 친구들도 자신보다 공부를 잘한다고 생각하지 못한 A의 갑작스런 비상으로 인한 시기와 질투심으로 가득 차 있었을 것이다. 어제의 나처럼 말이다.


A는 당황해 하면서 잠시 화장실에 다녀오겠다고 말했다. A가 화장실에 가고 나서도 친구들은 온통 어떻게 A가 1등급을 받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각종 토론 같지도 않은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너 A가 1등급 받았다는 거 어디서 들었어?”


“나? SNS에 공유되어 있던 거 봤는데? 누가 커뮤니티에 공유해 놨더라. 그래서 내가 그거 또 공유시켰지.”


다음날부터 아이들은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일부러 A에게 찾아가 물어보기 시작했다. 나보다 등급을 잘 받은 네가 얼마나 아는 문제가 많은지를 알아보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6월 모의고사가 진행되었고 너무 긴장한 탓인지 A는 시험을 잘보지 못했다. 이번 A의 등급을 알 수 있었던 이유도 역시나 ‘SNS를 이용한 공유’ 때문이었다. 누가 먼저 글을 올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이번 것도 저번처럼 A의 모의고사 등급표를 몰래 훔쳐 본 누군가가 글을 적었고 이것이 공유되고, 또 공유되어 모두에게 알려진 것이 틀림없었다.


그 이후로 A는 지속적인 조퇴를 일삼다가 결국 더 이상 학교를 나오지 못했다. 나를 포함한 아이들은 단순히 친구들끼리 공유를 했던 문제가 친구 한 명을 학교에 나오지 못하게 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 아이들은 공유의 근원지를 찾기 시작했고, 나 역시 공유한 글을 보고 공유한 것이라고 했지만 내 주장에 대한 근거를 더 이상 찾을 수 없었다. 내가 공유하기 이전 봤던 글들이 삭제가 되어 이젠 내가 복사를 하여 공유했던 글만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A는 자신의 성적이 공개되는 걸 애초에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그것을 올렸고, 공유가 되었고, 반 친구들의 시기어린 관심에 A는 힘들어 했다. 나는 평소 친구들의 일상생활을 보는 것을 즐겨하고 관심이 많았던 아이일 뿐이다. 그러나 출처를 확인하지 않은 채 공유를 하길 좋아하는 습관이 친구 한 명을 힘들게 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는 진정한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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