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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어벤져스: 인피니티워>의 악당 타노스는 정말 악당인가?
베트남 ABCIS 11학년 장보고 수습기자  |  bogo06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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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호]
승인 2018.06.07  11: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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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벤져스:인피니티워>에서 메인 악당인 ‘타노스’가 이루고자 하는 것은 우주 전체의 인구 수를 반으로 줄여 세계의 균형을 맞추는 것입니다. 타노스가 다른 생명들을 죽여서까지 세계의 균형을 맞추려 하는 이유는 자신의 행성에서 일어난 인구 과다 사태의 비극이 다른 곳에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 즉, 전 세계 인구가 10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타노스는 50명이 희생하여 50명이 살아남아야 한다는 주장이고, 어벤져스는 미래에 대한 준비보다 지금 당장 100명이 모두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입니다. 타노스의 이야기를 들으면 영국의 경제학자 맬서스의 『인구론』이 떠오릅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설국열차> 또한 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 영화 <어벤저스: 인피니트워>에서 악당으로 등장하는 '타노스'

타노스는 어벤져스 멤버들에게는 악당이지만 어벤져스 멤버들과 타노스가 원하는 것은 결국 ‘평화로운 세상’으로 같습니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타노스가 정의롭지 못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이러한 정의에 대한 딜레마를 미국의 유명한 정치 철학자인 마이클 샌델의 책 『정의란 무엇인가』를 살펴보며 정의로운 판단과 그 판단을 하는 데 필요한 사상 중의 하나인 공리주의를 소개하려 합니다.

 


 

   
▲ 책 '정의란 무엇인가' 표지

책 『정의란 무엇인가』의 질문
마이클 샌델은 책의 첫 장에서 독자들에게 어떤 것이 정의에 따라 옳은 일인지에 대한 질문을 합니다. 첫 번째 문제는 독자들이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리는 고장 난 전차의 기관사라고 가정합니다. 전차가 다니는 철로 앞에는 인부 다섯 명이 서 있기 때문에 전차를 멈춰야 하지만 브레이크가 고장 나 멈출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다행히도 철로의 방향은 비상 철로로 바꿀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방향을 바꾸면 비상 철로에서 일하고 있는 인부 한 명이 죽게 됩니다. 일부러 방향을 바꿔 인부 한 명을 죽게 할 것인지, 아니면 원래 가고 있던 철로에서 일하던 인부 다섯 명을 그냥 죽게 놓아둘 것인지 선택하라고 합니다.
 
마이클 샌델은 당연히 철로를 돌려 한 사람을 희생해 다섯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행위가 훨씬 더 정당해 보인다고 말하며 답인 듯 답이 아닌 답을 줍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첫 번째 문제와 조금 다른 문제를 물어봅니다. 이번에는 독자들이 기관사가 아니라 비상철로가 없는 철로의 다리 위에 서 있는 구경꾼이라고 가정합니다. 이번에도 전차의 브레이크는 고장 나 있고 전차 앞에는 철로에서 일하는 다섯 명의 인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긴박한 상황에도 선택의 여지는 있습니다. 당신의 옆에 있는 덩치 큰 남자를 밀어 떨어뜨려 기차를 막을 수 있습니다. 덩치 큰 남자를 밀게 되면 남자는 죽겠지만 다섯 명의 인부는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까와 같이 한 명이 희생하면 다수가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같은 답을 말할 수 있을까요?
 
두 상황은 비슷한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 번째 문제의 답을 할 때 도덕적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여기서 공리주의의 모순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공리주의란, 영국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의 사상으로 사람들은 판단 할 때 다수의 행복을 기준으로 판단한다는 윤리적 사상입니다. 첫 번째 문제에서는 그저 한 명의 희생으로 다섯 명이 살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즉, 공리주의적 생각으로 대부분이 한 명을 희생시키겠다고 답합니다. 하지만 첫 번째 문제에서 ‘선택’으로 보였던 것이 두 번째 문제에서는 ‘의도적인 살인’이라는 걸림돌이 추가되면서 사람들은 공리주의를 포기하고 덩치 큰 남자를 밀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무언가를 정의롭게 판단하기 위해서 변하지 않는 자신만의 사상을 가지고 정의롭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정의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884년 영국에서 살인 사건에 대해 공리주의가 적용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1884년 여름, 미뇨네트 호의 영국 선원 네 명이 폭풍 때문에 작은 구명보트에서 표류하게 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명보트에는 조금의 물조차도 없었고 그나마의 식량이라고 해봤자 순무 통조림 두 개가 전부였습니다. 처음 표류했을 당시에는 순무를 조금씩 나누어 먹고 바다거북을 잡아먹으며 연명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그마저도 다 떨어지게 되고 구조대는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막내 선원인 파커가 다른 선원들의 충고를 무시한 채 바닷물을 마시고 탈수 증세에 빠지게 되어 시름시름 앓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흘러서 20일째가 지나고 곧 죽을 것 같았던 파커를 선원들은 급소를 찔러 죽이고 파커의 피와 살을 먹으면서 선원들은 생명을 연명합니다. 그 후 24일째 되던 날 우연히 지나가는 배에 구조된 세 명의 선원들은 무사히 영국으로 귀환합니다.
 
하지만 선원들은 영국에 도착하자마자 파커의 죽음에 대한 재판에 가게 되고 재판에서 파커를 죽여 그를 먹은 사실을 자백했습니다. 그래도 그들은 어차피 파커는 죽을 목숨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반론합니다. 즉, 파커의 한 사람의 희생으로 나머지 세 선원이 구조되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게 그들의 입장이었습니다. 그에 더해 다른 선원들은 파커는 부양가족도 없었기에 그가 죽는다고 해서 힘들게 살아갈 사람도 없었다고 선원들은 마지막 변론했습니다.
 
선원들의 주장에 대해 마이클 샌델은 공리주의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과연 파커를 죽여서 얻은 선원들의 행복 즉 공리가 더 컸는가? 또 만약 파커를 통해 더 큰 이익을 받았다 해도 죽어가던 아이의 동의도 없이 그 아이를 죽여서 먹는 행위는 정당하고 정의로운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파커를 죽여 살아난 세 선원들의 목숨이 파커 한 사람의 목숨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파커를 죽여 연명했다고 비난을 받더라도 건강을 잃고 죽음을 향해 가는 파커를 희생시키지 않았다면, 나머지 세 명의 선원에게는 그것이 결국 자신의 목숨을 버리는 행위와 같은 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국 법원은 파커를 죽이는 것에 대해 반대했던 선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두 선원에게 결국 교수형을 선고합니다. 그러나 6개월 뒤 영국 법원은 돌연 입장을 바꾸어 파커를 죽여 연명한 것은 마땅하다고 판단해서인지 그 둘을 석방시킵니다. 저는 결국 정의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 절대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그 순간에 적용되어야 하는 정의의 기준이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타노스에게 어벤저스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제레미 벤담과 같은 공리주의자가 되어 생각해 본다면 타노스는 무시무시한 악당이 아닌 정의로운 영웅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벤져스 멤버들은 오히려 악당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타노스의 계략이 성공한다면 세계 인구의 반은 사라지겠지만 곧 닥쳐올지도 모르는 인구 과잉 문제를 대비하여 모든 인구의 종말이라는 가장 비극적인 결말을 막아낼 것입니다. 그렇기에 저는 정의로운 판단이란 정해진 틀 안에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른 다양한 가치 기준에 맞추어 정의로운 판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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