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세계세영이의 앗 이런 영화도 있었어?
<두 개의 빛: 릴루미노>낮과 밤을 구별할 수 있는 행복
이세영 기자  |  dltpdud0313@an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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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호]
승인 2018.06.07  11: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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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지만 정말로 아름다운 영화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 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입니다.
 

   


“우리가 아름다움을 보는 데 눈이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에요.”
- 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 中


남자 주인공 ‘인수’는 알피(망막색소변색증. 수용체의 기능장애로 발생하는 진행성 망막변성질환)를 앓고 있고, 여자 주인공 ‘수영’은 7살 때부터 눈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눈이 보이는 삶을 살다가 갑자기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상황에 처한다면 절망에 빠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인수 역시 그런 케이스인데요. 초반 인수는 영화의 첫 장면 시각장애인들의 사진 동호회에 참석한 수영의 도움을 거절하며 차가운 모습을 보이지만, 점차 수영의 밝고 당당한 모습에 마음이 끌리게 됩니다. 두 사람은 사진 동호회에 함께 다니며 점차 친해지게 되고, 서로에게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인수가 앓고 있는 질환의 진행속도가 점차 빨라지면서 인수는 좌절하게 됩니다. 하필 수영과 만나기로 했던 날 수영이 다른 사람인 척 장난을 치자 불쾌해진 인수는 결국 그녀에게 화를 내고 말아요.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인수가 수영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됩니다.
 

   
▲ 영화 <두 개의 빛: 일루미노>의 한 장면


줄거리만 보면 그리 특별할 게 없지만, 잔잔하고 아름다운 영상미와 더불어 한지민의 눈동자 연기가 일품인 영화입니다. 주인공들은 시각장애인이기 때문에 서로를 볼 수 없습니다. 영화 말미에나 가서야 시각장애인용 특수 안경을 통해 서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크레딧이 올라간 후 쿠키 영상까지 보면 주인공 뿐 아니라 사진 동호회의 다른 회원들도 사랑하는 부모님과 배우자의 모습을 확인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저는 그 장면이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가족들의 모습을 처음으로 본다는 것. 그건 과연 어떤 기분일까요? 저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기쁘고 벅차오르는 감정일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무엇보다 시각장애인에 대해 많은 생각을 안겨다 주는 영화입니다. 낮과 밤을 구별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그간 얼마나 사소한 행복을 모르고 지냈는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영화 <두 개의 빛: 일루미노>의 한 장면


그리고 공원에서 수영이 만났던 할머니도 생각할 거리를 주었는데요. 우연이라도 시각장애인을 만나게 된다면 섣불리 그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함부로 침범하는 것은 그들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30분 남짓의 짧은 시간 동안 영화가 진행되다 보니 다소 급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볼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입니다. 러닝 타임이 길지 않으니 시간 날 때 부담없이 한 번 보기를 추천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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