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재원이의 청소년이 바라보는 학교&교육
학교 안의 소수자들
인천국제고등학교 1학년 박재원 수습기자  |  pjw376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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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호]
승인 2018.06.07  15: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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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성소수자’하면 어떤 느낌이 드나요? 아마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이해할 수 있다’고 존중을 담은 반응을 보일 겁니다. 아마도 지속적인 사회인식개선에 대한 노력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하지만 막상 가족이나 친한 친구, 주변 사람들이 자신이 성소수자라며 고백해 왔을 때를 가정한다면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난감할 것입니다. 성소수자에 대해서 차별은 가하지 않지만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현대사회에서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이렇게 청소년인 동시에 성소수자로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우리와 동떨어진 문제?
어느 날 저가 알고 지낸 사람이 성소수자였다는 사실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무척이나 당황했죠. 그 친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성소수자에 대해서 갖고 있는 이미지와는 전혀 부합하지 않는, 그저 대한민국의 평범한 중고생 중 한 명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2015년 미국의 한 통계에 의하면 전체 인구 중 성소수자들의 비율이 3.6%에 달한다고 하니까요. 성소수자 문제가 우리와 멀리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이웃들과 공동체에 대한 문제이구나 하는 사실을 그때 온전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의문을 가졌습니다. 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당당히 밝히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나부터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하고요.


단순히 성소수자들에 대한 글을 쓰거나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없애자’ 같은 단순한 슬로건을 반복하는 것은 우리 사회, 주변 공동체의 현실적인 변화를 모색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피상적인 문구의 반복은 오히려 성소수자 문제를 우리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치부하게 만들기 쉽습니다. 성소수자들이 겪는 고통을 그저 남 일로만 취급하며 ‘소비’하게 됩니다. 제가 예전에 성소수자에 대해 가지고 있던 태도와 같이 말이죠.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소수자 학생들의 92%는 학교 내에서 자신의 성 정체성에 대해 숨긴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응답자의 98%가 교사나 다른 학생으로부터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표현을 듣는 등 주위에 혐오와 차별의 시선이 존재하였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회의 성의식이 개선되고, 커밍아웃을 해가는 성소수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해도 동성애를 자연스럽게 보지 않는 시각이 우리 주변에 존재합니다.

 


할 수 있는 노력들
저는 제일 먼저 저 자신과 저를 둘러싸고 있는 이웃들의 의식을 변화시켜 가는 것부터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를 위해 제가 가장 먼저 해야겠다고 계획한 것이 있습니다, 친구들과 시간이 날 때마다 동성애를 주제로 한 영화를 감상하는 것입니다. 성소수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게 유도하기 위해서는 그들도 더 이상 ‘소수자’가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사회의 한 구성원들 중 하나라는 느낌을 우리 모두가 찾아가야 합니다. 아쉽게도 우리가 쉽게 접하는 미디어 속에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반영한 콘텐츠의 존재가 희박하죠. 그렇게 점점 우리의 삶과 소수자들의 삶은 격리되어가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동성애를 바라보며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 이상한 느낌 등을 받게 되는 것이겠죠. 성소수자들의 삶을 표현한 여러 영상물들을 접하다 보면 이런 괴리감도 언젠가 사라지고 그들을 인간으로서의 그들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그들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된다면, 성소수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시각을 공유할 수 있는 공동체 또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싶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내에서 ‘내 주위에는 성소수자가 없을 거야’라는 인식을 타파하고, 그들이 우리 주변에서 숨 쉬고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저는 학교가 다양한 청소년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요구하고 항상 우리 주변에 성소수자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청소년들의 행사, 문화 등을 이끌어나가고 싶습니다. 이러한 노력이 계속되다 보면 청소년의 신분을 가지고 있더라도 ‘나는 *LGBT다’라고 당당히 고백할 수 있는 또래문화가 형성되지 않을까요?

*LGBT: 레즈비언(Lesbian)과 게이(Gay), 양성애자(Bisexual), 트랜스젠더(Transgender)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성적소수자를 의미한다.



함께 고민하고, 조금씩 변화하고
슬프게도 우리나라는 제가 생각한 이상적인 학교문화를 형성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남/여의 역할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아직도 존재하며, 학생들은 정해진 머리색, 머리 길이, 복장 규범 등을 지키라고 강요받습니다. 이렇게 성을 ‘전형적 시각’으로 가둬서 해석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주입하는 문화가 아직 뿌리 박혀 있는 우리나라에서 관형적 시각과 상반되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성소수자들은 그리 달갑지 않은 존재겠죠. 치료하고 병원에 보내야 될 대상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겁니다. 남성과 여성, 이성애만이 ‘정상’이라고 여겨지는 학교에서는 그 외의 성은 받아들여지지 않고 배척당하니까요. 이런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보니 17살밖에 되지 않은, 여러 방면에서 부족한 제가 바꿀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나하는 회의감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저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학교안의 소수자들도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소리를 내며 현실과 사회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 때 깨어날 테니까요. 그 시작이 저라고 생각하며 글을 통해서라도 밥매거진 독자들과 이야기해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교육의 정의가 있다면, 다양한 것들과 사람들이 존재하는 이 현실을 저를 포함한 청소년들이 똑바로 직시하고 상호작용을 위한 올바른 자세를 함께 고민해 가는 것입니다. 학교란 공간이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는 기관이 아니라 민주적인 시민으로 거듭나는 법을 함께 알아가는 공간으로 변모해갔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은 태어나 세상으로 나가면서 끊임없이 물음을 던지며 자기 존재에 대한 성찰을 해나갑니다. 그리고 그런 성찰을 지속적으로 해나가 자기 자신만의 단독성에 이를 때, 사람들은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어쩌면 주체적인 존재로 살아가기 위해 인간이 거쳐야 하는 삶의 관문과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삶은 맞닿아 있습니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성장해 가면서 끊임없는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나는 누구인가’부터 ‘나는 남자/여자가 맞는가’, ‘동성을 사랑하는 내가 정상이 맞는가’까지……. 끊임없이 존재에 대해 고민하며 자신을 찾아가는 인간처럼 말이죠. 때문에 우리 사회가 청소년 성소수자를 어떻게 대하고 있느냐의 여부는 더 이상 젠더 문제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가 인간이라는 존재를 얼마나 성숙하게 사유하고 있냐의 문제로 환원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시작은 나 자신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이웃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조금씩 힘을 모아가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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