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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런 수학여행 해봤나요?
베트남 SSIS 10학년 주웅재 수습기자  |  wjoo20@ssis.edu.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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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호]
승인 2018.07.05  10: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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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여행은 학교에서 학습 활동의 일환으로 관광지를 여행하는 일을 말하는 것이다. 학생들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시간이고, 학교 안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여행을 통해 배우기 때문에 학교에서 떠나는 수학여행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수학여행을 중학교 때 한 번, 그리고 고등학교 때 한 번 가지만 호치민에 있는 국제학교들은 대부분 5학년부터 매년 간다. 많은 수학여행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 9학년(중학교 3학년) 수학여행이었다. 베트남의 산악 마을 마이 차우(Mai Chau)로 갔던 수학여행을 밥매거진 독자 분들께 소개한다.

 


마이 차우
목가적인 풍경의 마이 차우 지역은 베트남 대도시의 번잡함에서 벗어난 동화 같은 세계다. 전통이 보존되어 있고 자연의 경이로움이 넘치는 베트남의 산악 마을이다.

 


Day 1
수학여행은 이동부터 즐거운 시간의 연속이다. 호치민에서 마이 차우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 다시 버스로 4시간을 가야하는 곳이다. 장거리 이동이 지루할 것 같지만 버스와 비행기 안에서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노는 것은 수학여행의 깨알 같은 재미다. 내 친구들 모두 우노(Uno)와 슈퍼 아시아 포커(Super Asian Poker)라는 카드 게임을 좋아한다. 게임을 하고 음악을 듣고 평소에 친하게 지내지 못했던 친구들과도 어울려 놀다보면 이동하는 시간이 힘들기는커녕 아쉽기만 하다.

   
▲ 우리가 묵은 숙소

마이 차우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던 우리는 당연히 멋진 숙소가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우리가 직면한 현실은 호텔이 아니라 베트남 산악 마을의 전통 가옥이었다. 이 낡은 집에서 나흘 동안 자야 했다. 처음에는 너무나도 충격적이고 상태가 매우 안 좋아서 짜증이 났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은 생각 밖에 안 들었다. 욕실이 더럽고 냄새가 정말 좋지 않았다. 수학여행에 대한 기대는 사라졌고 우리 모두는 실망과 좌절로 몸부림쳤다.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본 선생님들은 오히려 매우 쾌활하고 열정적으로 우리를 지도하셨다. 그제야 긴 여행의 피로가 몰려왔고 불평을 하기에도 다들 너무 지쳐서 나무집에 들어가서 바로 잠이 들었다.

 


Day 2
찝찝한 느낌을 격하게 받으면서 일어났다. 평소에 누워 자던 푹신한 침대가 아니라 딱딱한 나무 땅바닥에 자서 허리가 매우 불편했다. 우울한 기분을 씻어내기 위해 샤워를 하러 내려갔다. 욕실을 힐끔 보니 우울함은 오히려 홍수처럼 불어났다. 첫째, 불이 제대로 켜지지 않았고 둘째, 바닥에 물이 차서 매우 미끄러웠고 셋째, 수세식 변기가 샤워기 바로 옆에 있었다. 샤워할 공간이 거의 없었다. 공중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는 기분이었다. 샤워기에서 가느다란 물줄기가 나온다는 것만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우리가 아침식사로 빵과 계란을 먹고 있을 때 선생님이 우리에게 오늘 할 일을 알려주셨다. 우리는 오늘 숲으로 하이킹을 가서 직접 집을 짓는 경험을 할 것이라고 했다. ‘집을 짓는다고?’ 학교에서 가는 여행들 대부분이 하이킹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지만, 집을 짓는다니…. 눈앞이 캄캄했다.

   
▲ 건설 현장으로의 하이킹

하이킹을 하면서 아니 정확하게는 건설 현장으로 걸어가면서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에 대해 구체적인 지시를 받았다. 우리는 대나무를 자르고, 대나무를 옮기고, 그것을 서로서로 붙여서 기둥과 벽을 만들고, 망치질을 하고, 마지막으로 집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일을 해야 했다. 산악 마을이라 호치민에 비해서 훨씬 시원하다는 것이 내가 애써 생각해낸 유일한 희망이었다. 하지만 집을 짓기 시작하면서 내 생각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집을 짓는다는 것이 어마어마하게 힘든 일이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친구들과 마을 사람들이 모여서 부지런히 일하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란 걸 깨달았다.

   
▲ 집 짓기 현장

점점 집이 완성되어 가는 걸 보면서 뿌듯하긴 했지만 수학여행에서 왜 집을 만들고 있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이건 여행이 아니라 그저 노동일뿐이었다. 우리가 5시간 동안 일하고 난 후에야 왜 집을 짓는지 알게 되었다. 베트남에는 지금도 집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힘을 합쳐 만든 집에서 마우 차우의 주민들이 실제로 살 것이라고 했다.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이곳 주민들을 돕는 일을 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뿌듯했고 피곤이 느껴지지 않았다.

숲속에 둘러 앉아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진짜 하이킹을 하러 갔다. 하이킹을 하는 동안 많은 학생들이 진흙에 빠졌고, 가파른 산을 기어 올라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결국 모두가 해냈다. 산꼭대기에 섰을 때의 기분은 너무 좋았다. 호치민에서는 느낄 수 없는 상쾌한 바람과 맑은 공기가 내 얼굴의 땀을 닦아 주었다.

 


Day 3
오전에는 어제 짓던 집을 마무리해야 했고, 오후에는 마우 차우의 초등학교를 방문하여 다양한 국가의 문화에 대해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집짓기 건설현장으로 돌아가 바닥을 깔고 창문을 만들었다. 지붕을 제외하고 모두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집이었다. 지붕은 위험하기 때문에 우리가 만들지 않고 전문가들이 직접 만들었다. 완성된 집을 뒤에 두고 우리는 학교로 향했다.

   
▲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초등학교에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알려줄 것들을 준비 했다. 우리 그룹은 재미있고 교육적인 ‘Hokey Pokey’라는 노래를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기로 했다. 초등학교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컸다. 축구장도 있고 교실도 많았고 작은 도서관과 놀이터도 있었다. 어린이들은 우리가 들어오는 것을 창문을 통해 보면서도 아무도 우리에게 다가와 인사를 해주지 않았다. 예감이 매우 안 좋았다. 우리는 그 아이들에게 낯선 손님이었기 때문인 것 같았다.

그러나 우리가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매우 빨리 배웠고 모두가 우리가 가르쳐준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다. 두 번째 활동은 태그 게임이었다. 아이들 중 한 명이 우리 중 한 명을 붙잡으면 모두가 모여서 껴안는 게임인데 아이들과 함께 안아주고 안기다보니 서로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Day 4
우리가 완성한 집을 집주인에게 최종적으로 보여 주는 날이었다. 매우 긴장됐고 신나기도 했다. 집을 지은 것이 큰일처럼 보이지 않지만 이 사람들에게는 온 가족이 살아야 할 집이였다. 가족들이 집으로 걸어 들어 왔을 때 모든 학생들은 박수를 치며 따뜻하게 맞이했다. 대부분은 눈물을 터트렸고 어린 자녀들은 즐거움에 가득 차 방방 뛰었다. 우리 모두는 집에 올라가서 가족 대표 어른이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베트남어로 얘기해서 무슨 말하는지 정확히 이해하는 할 수 없었지만 얼마나 좋아하시는지는 표정으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모든 이야기가 끝난 후, 그들과 함께 점심을 먹는 동안 그들은 우리와 이야기를 더 할 수 있도록 영어로 말하려고 노력했다. 나도 내가 할 줄 아는 베트남어를 하면서 그 분들과 대화했다. 말은 잘 통하지 않았지만 마음만은 충분히 통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날 숙소는 하노이에 있는 호텔이었다.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환상과 현실이 뒤섞인 기분이었다. 조금 전까지 숲속의 대나무 집에서 며칠을 생활했는데 갑자기 숙소가 바뀌니 꿈같았다. 하지만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편안한 침대에 누운 나는 딱딱한 대나무 집을 보고 눈물을 흘리던 가족들이 생각났다. 그것은 내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매우 감명 깊은 경험이었다.

 


호치민으로 돌아가는 길은 처음과 아주 달랐다.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오직 잠이었다. 비행기에서 자고, 버스에서 자고, 집으로 가면서 자고. 그렇게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9학년의 수학여행은 그 어느 수학여행보다 뜻깊고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비록 여행지에서 즐겁게 놀 시간은 없었지만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진짜 수학여행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나는 특히 서로 너무나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해 보았다. 내가 살고 있는 현재의 삶을 고맙게 여기고 좋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해주신 부모님께도 감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올해 또 다시 마이 차우로 수학여행을 간다면? 그건 좀 생각을 해봐야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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