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재원이의 청소년이 바라보는 학교&교육
1학기 학교생활을 정리하며
인천국제고등학교 1학년 박재원 기자  |  pjw376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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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호]
승인 2018.08.08  17: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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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작년 4월에 제가 썼던 글을 발견했습니다. 고등학교에 대해 부푼 꿈과 환상을 안고 쓴 글이었죠. ‘고등학교에 입학한다면 얼마나 기쁠까’, ‘무슨 무슨 활동을 할까’ 같은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던 그때가 1년 하고도 3개월 전이라니, 시간의 빠르기에 대해 놀라움을 넘어서 두려운 감정까지 느꼈습니다. 고등학교 생활의 15% 남짓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입학 전의 야심 찬 계획을 지키기는커녕 스케줄의 노예가 되어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는 듯한 저 자신의 모습이 한심했기 때문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아무것도 이루어 놓은 것 없이 졸업을 하면 어쩌나, 하는 위기의식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1학기 동안 제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점들을 정리하고, 힘들었던 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무엇 때문에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었나 생각해 보고 정리하는 시간이 있어야만 2학기 때도 힘차게 달릴 수 있을 테니까요.

 


조언은 조언일 뿐
‘고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마지막 방학은 3년을 결정지을 만큼 중요하다’

지난 겨울방학 주변 사람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했던 말입니다. 그리고 이제 그 조언이나 걱정들이 실제로 현실에 도움이 되는 적절한 것이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정도로 학교생활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뭐랄까, 돌이켜보면 아무 의미가 없었다고 할까요. 저는 입학 전 학교에 대한 정보를 여러 사람에게 듣고 걱정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등 주변에 쉽게 휩쓸렸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제대로 못한 채 시간만 허비하게 되었고요. 이런 제 모습이 점점 학교생활을 하면서 희미해져 감에 따라 걱정과 감정만 앞섰던 그 시기에 대해 아쉬움을 갖게 되었습니다.

주변에서의 조언이나 걱정이 모두 100퍼센트 틀렸다고 말하려는 게 아닙니다. 실제로 현실과 맞는 것도 있고 그때 들은 학교에 대한 정보를 떠올리며 ‘아, 이래서 그런 말을 했구나!’ 깨달은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조언을 통해 경험하지 않은 일에 대해 대비하려고 해봤자 방향을 잘 못 잡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가령 ‘고등학교 올라가기 전 주요 과목은 최소한 이 정도 끝내 놔야 해’ 같은 조언을 놓고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모두 각자가 가지고 있는 학습 속도와 스타일이 다릅니다. 자신에게 맞는 공부 패턴을 파악하지 못한 채로 남들이 ‘하라니까’ 억지로 무언가를 따라 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물론, 미리 경험한 사람들을 통해 자신의 방향을 설정해 가는 것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런 주변의 말들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절대적 기준 따위를 설정하고 주관 있게 무엇을 하지 못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 크나큰 해로움이 된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로 느낀 것 같습니다. 여기저기 휘둘리지 말고 스스로에게 진짜 도움이 되겠다 싶은 것을 묵묵하게 이어가는 자세를 가지고 생활했더라면 좀 더 편했을 거라는 아쉬움이 듭니다.

 


바쁠수록 놓치는 것들
새 학기 학교생활 준비에 관한 기사에서 저는 효율적으로 시간을 관리하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고등학교에 입학하면 할 일이 엄청 많아질 것이라고 각오했다는 것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1학기 학교생활에는 시간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 하는 등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주말 동안 해야 하는 과제나 수행평가를 마무리하지 못한 일요일에는 잠을 한숨도 자지 못하고 아침 6시 반에 집을 나서야 했죠. 이렇게 박진감 넘치는(?) 학교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몇 가지 소홀해지는 것이 생겼습니다.

그중에서도 지속적인 공부습관을 만들어가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저는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 고등수학에 대한 선행학습이 부족한 상태로 입학했는데, 아이들이 선행학습을 다 해 왔을 것이라고 가정하고 수업하시는 선생님들의 속도에 맞추기 너무나도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저는 느리더라도 정확하고 꼼꼼하게 이해한 후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수학에 대한 학교의 속도는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수학은 가장 공부하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과목입니다, 수학에서 부족한 점을 메우려고 대부분의 시간을 투자하다 보니 다른 과목을 공부할 여유를 갖기 힘들었고, 그렇게 다른 과목에서 생긴 구멍들은 하나하나 그 몸집을 부풀려가 시험기간 때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커져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저에 비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을 보고 한동안 자괴감에 빠져있기도 했습니다.

놓치는 것은 공부뿐만이 아닙니다. 입학을 앞두고 저는 공부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인문학적 지식을 쌓고, 저의 진로를 개척하기 위해 계획한 다양한 활동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이런 결심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희미해져 갔습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는 ‘이유’를 중요시하던 저조차도, 그저 하루하루를 목적의식 없이 흘려보내고 있던 것입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왜 그다지 만족스러운 학교생활을 보내지 못했을까요? 생각해 보면 나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무리한 계획을 세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계획을 세우는 것은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속적인 의지나 노력 등을 하지 않고 그저 일을 내일로 미루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할 수 있고 없는 것을 명확히 구분하여,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일입니다. 나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똑바로 직시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나 자신이 할 수 없는 것과 있는 것을 명백히 구분하고, 객관적으로 판단해 그 사실을 인정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는 용기를 발휘할 때 행동에 대한 의지가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4개월간 너무 생각만 앞섰던 것 같습니다. 이번 여름방학은 그렇게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않았던 저 자신을 변화시켜 보고 싶습니다. 그 출발이 내 한계와 능력을 인정하고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그것이 진정한 발전에 이르기 위한 첫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바쁜 학교 활동으로 그동안 찾지 못했던 도서관이나 영화관 등을 방문하며 나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 보고, 잃어버린 목적의식을 다시 찾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저는 이번 여름방학이 이렇게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힘을 불어넣어 줄 수 있도록 만드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밥매거진 독자들도 학교생활을 해나가면서 부족한 점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런 여름방학 때는 과하게 욕심 부리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스스로에 대한 도전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경험이 더욱 바빠질 2학기 학교생활에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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