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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내 눈엔 모순적인 명절 풍경 TOP 5
울산 천상중학교 3학년 우혜원 기자  |  woo005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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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호]
승인 2018.09.06  14: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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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족에게는 참으로 정겨운 명절 문화가 있다. 명절이 되면 비행기를 타야하는 거리더라도 오랫동안 못 보던 가족들이 한데 모인다. 식사도 같이하고 잠도 한 곳에서 자면서 오랫동안 다 못했던 이야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는다. 하지만 이런 아름답고 풍요로운 명절에도 좋지 않은 점이 존재한다. 그간 지나온 명절 동안 모순적이라고 생각했던 장면들을 아래에 TOP 5 로 정리
해 보았다.


TOP 5. 학생인 조카, 손주들에게 떨어지는 발등 위의 불!
명절 때 재수생이나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실로 엄청나다고 한다. “너 그러면 대학은 내년에 가는 거니?”, “얘, 너 그래서 나중에 예쁜 색시는 어떻게 얻으려고 그러니!”, “요새는 여자들도 기가 세서 결혼해서도 돈이 문제라더라.” 하는 잔소리들로 1박 2일을 채우다보면 힘이 쏙 빠진다. 나도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아질 적에 “여드름이 많이 생겼네.”, “살이 쪘구나.” 하는 소리를 계속 들으니, 할머니는 좋지만 할머니집에 가기 싫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살도 빠지고 키가 크다보니 “아이구, 살이 다 키로갔네~”로 멘트가 바뀌었는데, 가족이라 신경 써주시는 것이 고맙기도 하면서 전에도 이렇게 말씀해 주셨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서로 오랜만에 얼굴보고 좋자고 모이는 자리에, 빈 말이라도 “다 잘 될 거야.”, “예뻐졌네.”하는 말들로 반겨주면 더 행복한 명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TOP 4. 애들은 저리 가서 놀아
어른들이 술 한 잔 하시는 동안 복작복작한 분위기가 좋아서 옆에 좀 붙어있을라 치면 “저기 저 방에 가서 놀아~”하고 만 3세부터 11세까지는 그냥 쫓겨난다(얘네들이 시끄럽고 다과에 방해가 된다는 것은 나도 인정한다!). 중학생쯤 되면 그나마 구석에서 핸드폰하고 있으니까 뭐라 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사실 다 같이 모여서 오랜만에 얼굴보자는 명절에, 애들이라고 오랜만에 보는 가족들이 덜 보고 싶은 것이 아니지 않을까? 아직도 절편 하나 들고 작은 방으로 쫓겨나던 동생이 생각닌다. 술을 마시는데 아이들이 옆에 있으면 시끄럽겠지만 같은 가족이니만큼 절편상이라도 따로 옆에 차려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TOP 3. 남자들은 술상에 여자들은 애기들과
우리나라도 점점 페미니스트니 뭐니 하면서 여성 인권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남자들은 술상에, 여자들은 애기들과 있는 모습을 보면 저게 내 미래인가 하고 씁쓸해진다. 어릴 때 엄마가 명절이 싫다고 하셨을 때는 이해를 못했지만 이제는 그 마음이 이해가 된다. 하루에 몇 번씩 술상을 차리지만 술상에는 10분도 못 있고 애들을 돌본다. 눈 좀 붙일라치면 “여기 과일 좀 더 깎아줘요.”하는 점잖은 웨이터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에 과일을 또 깎는다. 이때는 정말 엄마가 존경스러워지는 부분이다. 나 같았다면 “부엌 냉장고에서 꺼내 드세요.”했을 것 같다. 조금은 싹퉁바가지가 없는 말이기도 하지만 여기는 식당이 아니지 않은가? 여자들이 웨이터도 아니고. 술상에 앉아 계시는 분이 최소한 안주를 챙기거나 아니면 애기들이라도 조금 씩 돌봐가면서 술을 드셨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렇게 되면 한 쪽은 고생하고 한 쪽은 재미있는 명절이 아닌 두 쪽 모두 다 재미있는 명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TOP 2. 차례 지낼 때 여자는 뒤 남자는 앞?
내가 어려서 그런지, 전통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쭉 남자들이 앞에서 차례, 혹은 제사를 진행하고 여자들은 뒤에서 그냥 서있는 모습이 이상하게만 느껴졌다. 조상을 기리는 마음은 같은데 왜 여자라는 이유로 뒤에 서 있어야할까? 여자들은 음식 준비, 남자들은 차례. 딱 정해져있는 우리의 오래된 전통이 명절에는 이상하게만 느껴진다. 다르게 생각하면 여자가 음식을 준비했으니 남자가 제사를 지낸다! 하고 공평하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명절 음식준비와 제사는 난이도가 땅과 하늘이지 않는가. 또한 내가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입장이라면 음식 다 준비해 놓고 제사는 남이 지내니 ‘죽 쒀서 남 준 기분’이들 수도 있을 것 같다.


TOP 1. 남자들은 TV앞에 여자들은 부엌에서 24시간
앞서 ‘남자들은 술상 앞에 여자들은 아기들과’와 같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것은 명절이 올 때마다 ‘이상하게 생각되는 정도’가 아니라 그냥 이상한 것이라 TOP 1으로 꼽아보았다. 나는 명절에 남자가 상을 펴고 어쩌다 한번 상 닦는 것은 보아도 남자가 음식을 나르고 남자가 음식을 만드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왜 그런 것일까? 명절음식 준비는 정말 힘든 일인데, TV를 보면서 놀고 자고. 그러면서 밥을 먹으며 피곤하다고 하는 것은 정말 아닌 것 같다. 어서 빨리 이런 요상하고 이상한 일이 ‘남자의 자존심’ 또는 ‘명절의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시기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이번 편을 쓰면서는 사실 고민을 적지 않게 했다. 이것을 그냥 전통이라고 받아들이고 써야 할지, 정말 나의 관점으로 보아야 할지 고민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명절 스트레스에 관한 기사들을 숱하게 보았고, 엄마가 피곤해 하시는 모습도 숱하게 보았으며 내가 점점 크면서 여자이기 때문에 해야 했던 자잘한 일들이 너무도 싫었기 때문에 내가 생각하는 문제점들을 노골적으로 담아보았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전통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으니 혹시라도 전통을 우선시 하는 분들이 상처받는 일들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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