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기고
호주로부터 온 이야기
이수민 기자  |  himmel02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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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호]
승인 2018.10.04  16: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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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홀리데이
제가 호주에 온지도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워킹홀리데이를 결심할 때만 해도 타지에서 생활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와보니 호주 또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고, 한국과 별다를 게 없었습니다. 물론 언어적, 문화적인 차이는 있었지만요. 그 차이를 좀 더 빨리 알고 배우기 위해서 저는 호주에 오자마자 영어 학원을 다녔습니다. 영어 회화를 배우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학원을 가서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호주생활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제야 깨닫게 됐지만 확실히 그때 학원을 다니면서 친구들과 얘기하고 놀며 지냈던 날들은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웃으면서 함께 지낼 수 있다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니까요.

그렇게 짧았지만 즐거웠던 학원생활이 끝나고 저는 본격적으로 일을 구하기 시작했습니다. 영어를 배웠으니 영어를 쓰면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았는데, 제가 구직활동을 하러 다니던 시기가 좋지 않아 많은 레스토랑에서 구인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처음 생각했던 것과 달리 한인 식당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인 식당의 일은 사장과 대부분의 직원들이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영어를 쓸 일이 거의 없습니다. 영어실력이 늘기에는 좋지 않은 환경이죠. 또, 일부 한인사장은 최저시급조차 주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꺼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만큼 일단 일을 시작해야 했죠.그렇게 몇 달 일하다가 저는 워킹홀리데이 세컨드비자를 위해서 시골마을로 내려가게 됩니다.

호주에서 더 머물 수 있게 해주는 세컨드비자는 1차 산업 즉, 농장이나 공장에서 3개월여를 일한 사람들에게만 신청할 자격이 주어지는데요. 저는 와인을 만드는 포도농장에서 일을 했습니다. 처음
에는 ‘포도 따는 일을 하는 건가’ 했는데, 더운 여름날 그늘 하나 없는 곳에서 나무를 키우고, 잡초를 뽑고, 가지를 치는 등 포도가 자라기 전까지의 모든 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은 매우 힘들었지
만 같이 일하는 동료와 관리자 모두가 다 친절하고 착한 사람들이었기에 즐겁게 일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나중에 다 자란 포도들을 보고 있으니 정말 농부가 된 것처럼 뿌듯했습니다. 그렇게 길었던
농장 생활이 끝나고 한국에 잠시 다녀온 저는 호주에서 다시 열심히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1년 동안은 또 어떤 일들이 생길지 궁금하고 설렙니다. 혹시나 외국에 홀로 나가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일단 한번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은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으니까요. 그리고 혹여 외국에서 어려움이 생겨도 그곳에도 분명 친절한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그들은 기꺼이 나서서 여러분들을 도와줄 거고요. 그들이 저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에요!


호주의 여행지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보내는 중인 제가 이번 봄에는 현재 머물고 있는 퍼스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가량 떨어져 있는 요크(York)라는 작은 마을에 다녀왔습니다. 호주는 한국과 정 반대로 6~8월이 겨울입니다. 그래서 10월인 지금은 봄이죠. 덕분에 주변에서 꽃이 예쁘게 핀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저는 다양한 꽃 중에서도 유채꽃을 보고 왔습니다. 요크는 서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내륙 마을이며, 양과 밀을 중심으로 순수 농업 공동체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찾은 요크의 유채꽃밭은 과거 이 마을의 생명선이었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요크 마을 사람들에게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습니다.

최근 9월 1일에는 유채꽃밭 행사가 있었는데요. 저녁에는 불꽃놀이 행사도 있었다고 합니다. 아쉽게도 저는 그날 시간이 없어서 불꽃놀이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지만요. 그렇지만 유채꽃이 정말 아름다웠기 때문에 그 아쉬움을 덜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유채꽃밭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차를 타고 요크로 가는 길목마다 유채꽃이 넓고 광활하게 만발해 있었습니다. 그 길을 지나 도착한 꽃밭은 노란 유채꽃과 푸르른 하늘이 어우러져 우리나라 제주도의 유채꽃밭을 떠올리게 할만큼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요크에는 유채꽃 말고도 아름다운 볼거리가 있습니다. 요크 시내 근처에 위치한 야생화들이 피어 있는 거리인 ‘The Bushland Garden’ 이라는 곳인데요. 서너 군데의 거리에 야생화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어서 걸어 다니면서 감상하기에 좋았습니다. 또,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꼭 밤하늘을 보고 오기를 추천합니다. 요크의 가장 높은 언덕으로 올라가서 밤하늘을 본다면 ‘아 이게 말로만 듣던 별이 쏟아지는 밤이구나.’하고 감탄하실 겁니다. 저에게는 그 하늘이 결코 잊지 못할 별밤이었거든요. 이번 여행은 아주 짧은 일정이었지만, 지친 일상생활속에서 잠시나마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기회였습니다. 이곳 서호주에는 요크(York) 말고도 가볼 만한 명소가 꽤 많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서호주의 아름다운 장소들을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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